삼성의 파격 기용, 변화의 바람 일으킨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3.19 06: 00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전력을 구상한다. 삼성 라이온즈 시범경기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추진중이다. 파격 그 자체다. 
일반적으로 2번 타자는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을 가진 타자를 배치하는 편이다. 1번 타자가 출루하면 희생번트를 통해 주자를 득점권에 안착시키는 게 2번 타자의 일반적인 임무.
포수 이지영은 16일 대구 LG전과 18일 마산 NC전에 2번 타자에 배치됐다. 지난해까지 하위 타선의 뇌관 역할을 맡았던 이지영이 2번 타자로 나선다는 건 이례적이다. 공을 최대한 많이 보면서 집중하고 끈질기게 승부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지영은 잘 알려진대로 별명이 '초구지영'이다. 이지영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10번째로 초구에 적극적이었다. 86번 타격했고 두 번 몸에 맞았는데 타율은 2할8푼8리(80타수 23안타)였다. 이 때 OPS는 0.668로 시즌 기록(0.710)보다 나빴다. 초구로 만든 병살타도 무려 4개(전체 13개)였다. 
이지영은 16일 경기에서 세 차례 타석에 들어섰고 1회 중견수 플라이, 4회 2루 땅볼, 6회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를 기록했다.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평소와는 달리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안타 생산 여부를 떠나 끈질기게 승부하는 자세가 큰 소득이었다.
18일 경기에서는 1회 우익수 플라이, 3회 볼넷, 6회 중전 안타, 8회 볼넷을 기록했다. 볼넷 2개 모두 풀카운트 접전 끝에 얻었다는 건 고무적이다.  
이지영은 공수 양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삼성의 주전 포수로서 공격력 또한 돋보인다. 상황에 따라 5,6번 타순에 배치 가능하다. 이지영이 공을 최대한 많이 보는 능력까지 갖춘다면 타격 능력은 배가 될 듯. 팀 전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김승현은 올 시즌 계투진에 활력을 불어 넣을 재목으로 꼽힌다. 16일 경기에서 김승현에 대한 비중과 기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은 1-3으로 끌려 가던 7회 1사 만루서 대타 김상수의 적시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삼성은 8회 김승현을 투입했다. 다소 부담이 될 만한 상황이었으나 1⅔이닝 무실점(2볼넷 2탈삼진)으로 잘 던졌다. 
김한수 감독은 김승현이 필승조의 역할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접전 상황에 투입했다. 구위 자체가 뛰어난 만큼 자신감을 심어주면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삼성은 18일 현재 시범경기 성적 1무 4패로 부진하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단점을 보완한다면 정규 시즌 때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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