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보통사람' 손현주 "요즘 평범한 삶, 가장 대단한 일"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3.20 08: 58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 23일 개봉)은 2년 동안의 기다림 끝에 제작될 수 있었던 작품이다. 김봉한 감독은 배우 손현주, 장혁, 김상호, 라미란 등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모두에게 이 작품은 영화관에 걸기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을 영화였다.
원제는 따로 있었다. ‘공작’이었다. 1980년대 국가 안기부의 주도로 이뤄진 범죄 공작들이었다. 영화 속에서는 연쇄살인범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면서 국민의 생각을 통제하려고 했다. 규남(장혁 분)이 설계한 공작에 성진(손현주 분)이 말려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헌정 사상 최초로 국민이 촛불로서 대통령을 탄핵시킨 2017년.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0년대에서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규남 같은 인물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기술과 과학은 발전했을지 몰라도 세월이 지나도 달라진 것은 없는 이 점이 손현주를 ‘보통사람’으로 이끈 원동력.

별개로 세월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은 손현주의 열의, 먼 훗날이 돼도 달라지지 않을 진심으로 소통하려는 마음은 ‘보통사람’을 관객에 더욱 진솔하게 다가오게 한다.
다음은 손현주와 나눈 일문일답.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영화는 기술시사 때 봤는데, 언론배급시사에서 공개된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다. 등급을 일단 받았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는 거다. 아쉬운 점도 분명 있지만 틀림없이 감독판에 넣는다고 하셨다.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
▲극중 지숙(최윤소 분)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그 인물 자체가 많이 노출이 안 돼 있다. 그게 감독판에 노출이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 후반부에 들어서 지숙이라는 인물이 있어야 극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부분이 있다.
-김봉한 감독은 손현주 덕분에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고 하더라.
▲김봉한 감독께서는 ‘보통사람’에 대한 걸 2년 이상 준비했다. 시나리오 초고는 ‘보통사람’에 대한 제목이 아니라 원래 ‘공작’이라는 걸로 들어갔다. 나중에 보니까 ‘공조’, ‘조작’ 너무 많더라. 하하. 시대 배경도 1970년대였다. 1970년대 연쇄살인마 김대두의 모티브를 잡아서 만들었던 시나리오였다. 여러 가지 내부적으로 회의를 많이 거쳐서 시대배경을 80년대로 왔고 제목은 ‘보통사람’으로 바뀌었다. 초기에도 고문에 대한 건 있었는데 80년대 고문치사사건은 나중에 들어갔다.
-초기 시나리오에서 많은 설정이 바뀐 것이 아닌가.
▲그렇다.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고 그것 때문에 그만 둘 수도 없었다. 제 성격상 한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 이번 영화는 다른 영화보다도 특히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김봉한 감독도 70년대, 80년대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저는 70년대는 어린 학생이었지만 80년대 중반에 대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기억이 많이 난다. 제가 하기에는 80년대 이야기가 더 편했을 수도 있다.
-스릴러 장인이라고 불리지만 사실 손현주의 필모그래피를 잘 살펴보면 소박한 가장의 모습이 많다.
▲소시민을 많이 했다. 극단 생활하다가 방송 생활을 하면서 조단역도 많이 했고 어느 정도 존재감이 있어질 때부터는 주기라는 게 있었다. 드라마 속에서 처가살이 2년, 장모에게 구박받는 거 2년, 그런 것들이 주기적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처가살이가 끝나니까 바람을 많이 피우더라.(웃음) 지금까지 제가 맡은 역이 변변한 역이 없었다. 소소한 가정의 힘없는 아빠, 근근이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 등이었다.
이번에 느낀 것은 평범함이라는 게 참 대단한 일인 것 같다. 어쨌든 우리는 평범하게 살기 위해 계속 사는 게 아닌가. 70년대에는 부족하지만 중산층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드라마 제목도 ‘우리 집은 중산층’이 있지 않나. 바나나 항아리 모양처럼 중산층이 많이 있어야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 요즘엔 뾰족해서 다들 힘들어하는 것 같다. 방송 초기와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나도 옛날 사람인가 보다. 옛 것이 그립다.
-과거가 그리우면 이제 ‘아재’라고 하더라.
▲그 당시 적은 돈으로 유쾌하게 먹을 수 있었던 곳이 많지 않았나. 지금 흑석동 앞에 없어진 개미집이나 은성회관이나 그런 집들, 지금도 시장에 정주 국수집이 있었다. 그런 집들이 맛있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런 곳이 지금은 없어서 그리운 것 같다. / besodam@osen.co.kr
[사진] 오퍼스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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