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 최원준, 무더기 송구 실책 '잊고 싶은 하루'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3.19 16: 08

잔인한 봄날이었다. 
KIA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SK와의 시범경기에서 초반 기선을 잡았으나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수비실책이 이어지면서 4-7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고졸 2년차 최원준에게는 악몽의 하루였다. 모두 3개의 송구실책을 범했고 결국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7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한 최원준은 1회부터 유난히 타구가 많이 날아갔다. 1회는 이명기, 2사후 정의윤의 타구를 잘 처리했다. 그러나 2회초 선두타자 한동민의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를 했지만 볼이 높에 들어가면서 세이프. 첫 실책으로 기록됐다. 

선발 팻 딘이 후속 타자들을 잘 막아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2-0으로 앞선 5회초 1사1루에서 실수가 나왔다. 이대수의 강습타구를 몸을 돌려가며 잘 잡았지만 1루수가 껑충 뛰면서 잡을 정도로 볼이 높았다. 그 사이에 타자 주자가 베이스를 먼저 밟았다. 결국 이 실책이 빌미가 됐고 앞선 주자는 2루 땅볼때 홈을 밟았다.
6회초 또 고개를 숙였다. 선두 최정의 땅볼을 잡아 볼을 던졌지만 이번에도 높았다. 이후 투수 김광수가 2루타 2개와 희생플라이로 두 점을 허용하며 역전까지 내주고 말았다. 최원준은 17일 kt전에서 유격수로 출전해 2회 실책으로 6실점(모두 비자책)을 내주는 단초를 제공했다.
최원준은 고졸 2년차이다. 유격수, 외야수,3루수까지 멀티수비를 소화하고 있다. 타격은 쓸만하지만 수비, 특히 송구가 불안한 편이다. 김기태 감독은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수비를 맡기고 있다. 이날도 3루에 이어 8회는 중견수로 이동시켰다. 실수를 해야 고칠 수 있고 실전에서 극복해야 일류선수가 될 수 있다는 지론 때문이다.
김 감독은 작년부터 최원준에게 애정을 쏟았다. 작년에는 2군 경기에 계속 출전시켜 도루 1위를 만들었다. 타격 재능과 빠른 발을 갖췄고 성실하기 때문에 수비력을 보완한다면 KIA를 끌고갈 재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고 있다.  최원준에게는 잊고 싶은 악몽의 하루였지만 미래를 위한 쓴약이 들이킨 셈이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