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의 결단과 명백한 오심 등에 업고 비상한 서울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3.19 17: 52

FC서울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시즌 개막 후 5경기서 6골 10실점하며 받아든 성적표는 1승 1무 3패. 전통적으로 강했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3연패하며 조기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 ACL 4강 진출의 영광을 되찾아야 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19일 오후 안방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라운드 광주FC와 경기서 변화의 칼날을 빼들었다. 계속된 부진, 징계, 부상 등 악재가 겹친 까닭이었다.
황 감독은 "실점률이 상당히 높아 똑같은 라인업으로 나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건강한 경쟁이 필요했다. 백업 자원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 공정한 기회를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지난 15일 웨스턴 시드니(2-3 패)전과 비교해 무려 6명의 선수를 바꿨다. 데얀, 이상호, 유현, 신광훈, 고요한, 김동우가 빠지거나 벤치에서 대기하고, 박주영, 정인환, 임민혁, 마우링요, 이규로, 양한빈이 선발 출격의 기회를 잡았다.
황 감독은 "위험부담이 있지만 장점도 있다. 오랜만에 나가는 선수들이지만 잘하니깐 내보내는 것"이라며 "고민은 많았지만 결정한 뒤에는 믿음을 줘야 한다. 부담은 감독이 지고 선수는 그동안 노력한 것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의 기대는 휘슬이 울린지 5분 만에 어긋났다. 광주는 공교롭게도 남기일 감독이 기대한 둘이 선제골을 합작했다. 조주영이 여봉훈의 로빙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의 뒷마당은 추풍낙엽처럼 허물어졌다. 최후방을 지키는 오스마르와 정인환이 배후에서 침투하는 조주영을 따라잡지 못했다. 서울은 또 그렇게 불안한 첫 단추를 뀄다.
황 감독은 빠르게 실수를 바로잡았다. 전반 25분 임민혁을 빼고 로테이션 차 휴식을 부여한 데얀을 투입했다. 변화는 주효했다. 서울은 자신들의 색깔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서울은 전반 33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박주영의 스루 패스를 받은 윤일록이 골키퍼를 제치고 동점골 찬스를 잡았지만 우물쭈물하는 사이 기회를 날렸다. 서울의 전반 가장 좋은 기회가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서울은 전반 37분 주세종의 빨랫줄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0-1로 뒤진 채 후반을 기약했다. 황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우링요를 빼고 이상호를 넣으며 또 한 번 변화를 꾀했다. 
서울은 주도권을 잡고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밀함이 떨어졌다. 귀중한 세트피스 찬스는 크로스의 부정확성으로 인해 소득 없이 날려보냈다. 
서울은 후반 16분 석연찮은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이상호의 박스 안 슈팅이 박동진의 옆구리에 맞았지만 뒤에 있던 주심은 핸드볼 반칙으로 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박동진은 거칠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다. 서울은 박주영이 키커로 나서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개운치 않게 동점을 만든 서울은 파상공세를 벌였다. 그러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데얀과 윤일록의 결정적인 슈팅이 잇따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서울은 후반 45분에야 미소를 지었다. 이규로가 박스 안에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데얀이 성공시키며 극적인 2-1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시즌 개막 후 4경기 만에 안방에서 거둔 감격적인 승리였다.
서울이 황새의 뚝심 있는 결단과 명백한 오심을 등에 업고 비상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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