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원정 간 창사, “교민들 외출도 못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20 06: 00

슈틸리케호가 경기를 펼쳐야 할 창사의 분위기가 심각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중국대표팀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A조 2위 한국(승점 10점)은 본선진출을 위해 최하위 중국(승점 2점)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대표팀은 19일 오후 중국 창사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슈틸리케는 “이란 원정을 교훈으로 삼겠다. 우리는 이란전을 빼고는 우리의 철학을 보여줬다. 이번 경기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의 철학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보다 높은 점유율의 경기가 많았다. 위축되지 않게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 문제로 현재 한중 외교관계는 최악이다. 중국정부는 노골적으로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에 나섰다. 중국관광객들의 한국 입국도 불허하고 있다. 한국대표팀의 전세기 운항에도 제동을 걸었다. 국내 취재진은 지난 17일 취재비자 접수마감을 한 시간 남기고 중국당국으로부터 겨우 취재허락를 받았다. 중국은 외교문제를 스포츠에 대입해 혐한감정을 이용하며 부추기고 있다. 
과연 창사 현지의 분위기는 어떨까. 창사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교민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전해들었다. A 씨는 “한국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최악이다. 교민들도 사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혹시 모를 불상사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취재진도 중국에 도착하면 절대 한국 사람이라고 먼저 밝히지 말고, 한국어로 크게 떠들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과민반응이 아니다. 중국당국도 현지서 심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국내 취재진이 한 곳의 호텔에 머물 것을 권유했다. 중국에서 직접 호텔에 공안을 파견해 경비를 서겠다는 이유다. 취재진의 호텔에서 경기장까지 거리는 1.5km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안전문제를 고려해 중국 측에서 경기 당일 셔틀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심각성을 인지하고 취재진을 위한 셔틀버스를 마련했을 정도다. 평소에는 그냥 택시를 타고 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던 곳이다. 
허룽 스타디움은 한국이 지난 12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땅이다. 중국은 ‘혐한감정’을 내세워 5만 여 명이 일방적인 응원을 펼칠 전망이다. 더구나 거액을 주고 영입한 세계적 명장 마르첼로 리피(69) 감독의 중국대표팀 데뷔전이다. 중국은 이미 2018 러시아 월드컵 진출이 좌절됐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에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나서고 있다. 여러 모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양국에 후폭풍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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