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민' 김태형 감독, 백업 경쟁 바라보는 시선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7.03.20 06: 04

“즐기면서 해라”.
두산 베어스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야수진이 가장 탄탄하다. 주전 라인업이 안정돼있으며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백업 야수들이 즐비하다. 지난해 내야수 유민상(kt 위즈)을 트레이드하고 FA 이원석을 잔류시키지 않았던 것 역시 이미 충분한 대체 자원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백업 선수들 간의 경쟁은 치열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으로선 행복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31일 개막전에 맞춰 선수들을 추려야 한다. 김 감독은 주전 라인업에 대해 “작년에 비해 달라질 건 없다”라고 말했다. 그 외 백업 야수들, 투수들은 몇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캠프를 통해서 선수들이 급성장하면서 명단을 추리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김 감독은 엔트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선수들 인사를 받는 게 달라질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1군 엔트리에서 빠져야 하는 선수들과 눈을 마주치기가 어렵다는 의미였다. 냉정하게 전력을 꾸려야 하지만 동시에 고생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난 두산이기에, 그 선택은 더 어렵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즐기면서 하는 야구’를 강조했다. 그는 “1군 엔트리에 못 드는 선수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1군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즐겁게 야구를 하고 있어라. 10개 구단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이 팀에서 안 돼’라는 생각을 갖는 것보단 즐겨야 한다. 올 시즌이 끝나면 2차 드래프트도 있다. 그러다 치고 들어올 수도 있다. 1군 자리를 위협하는 건 정말 한 순간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주전, 백업을 고르게 기용하고 있다. 특히 백업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의 타격감이 좋다. 이들에게는 2주의 짧은 기간이 개막 엔트리를 위한 오디션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막 엔트리가 전부는 아니다. 빈자리가 생기면 언제든 1군 엔트리에 오를 수 있다. 시즌 내내 펼쳐지는 경쟁이다. 또한 김 감독의 말대로 기회는 언제, 어디서든 찾아올 수 있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