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그래→사기꾼...‘원라인’ 임시완, 제대로 감았다 [시사회 종합]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3.20 16: 55

“박 실장님, 저한테 감기셨어요.”
사기에 성공했다는 표현, 선수들 사이에서는 ‘감았다’로 통한다. ‘원라인’은 임시완의 작업에 제대로 감기는 영화다. 나쁜 짓이라고는 꿈도 못 꿀 거 같은 순진하고 순수한 얼굴로 무슨 말이라도 믿을 것 같은 신뢰 가득한 목소리로 사기를 친다. ‘미생’의 장그래를 떠올리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면, 사기꾼 임시완에게 제대로 감긴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14명의 주조연 배우들, 임시완과 진구의 브로멘스, 이동휘의 코믹 연기, 첫 주연을 맡은 박병은의 악역 연기 등 주목해볼만한 지점이 꽤나 많은 영화다. 

20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원라인’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원라인’은 직업, 담보, 신분을 조작해 은행에서 대출받게 하는 ‘작업대출’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룬 범죄 오락 영화. 사기계의 새싹 ‘민 대리’ 임시완,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 진구, 카리스마 넘치는 ‘박 실장’ 박병은, 익살스러운 ‘송 차장’ 이동휘, 도도한 ‘홍 대리’ 김선영가 신종 범죄 사기단으로 뭉친다.
양경모 감독은 ‘임시완’이라는 인물로 관객을 감으려 했다. 양 감독은 “‘미생’ 1화를 보고 만나고 싶다고 전화를 했다. 배우로서의 재능이 보였다. 만나서 얘기를 해보니 지금까지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것과는 다르게 강인하고 예리한 부분들이 있더라.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들도 해주고, 이면에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에 그런 모습들을 녹여냈다. 머릿속에 처음에 그렸던 모습 그대로였다. ‘장그래’라는 인물이 각인 돼있을 텐데, 처음에는 장그래로 시작해 임시완의 다른 매력을 주자라는 것이 포인트였다”고 덧붙였다.
임시완은 지난 2010년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하며 연예계에 입성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점을 잊을 만큼 첫술에 배부른 연기 신성이었다. 바로 2014년 방송해 신드롬을 일으킨 tvN '미생'의 장그래 역을 통해서다.
바둑기사였던 장그래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이후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며 겪는 현실적인 고민과 고난 등은 우리네 삶을 통하는 지점이 있었다. 그가 연기하는 장그래는 곧 우리의 삶이었고, 작품 속 캐릭터지만 그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또 아끼지 않은 이는 거의 없었다.
이에 연기 변신에 부담도 컸을 테다.
임시완은 “변신에 성공했는지는 모르겠다. 기존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임에는 틀림이 없는 거 같다. 그런 새로운 캐릭터를 하면서 매력을 느꼈고, ‘이런 장르의 캐릭터도 할 줄 아는 구나’라고 생각해주셔도 감사할 거 같다”고 전했다.
영화는 오는 3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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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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