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아이엠낫 “이승환은 대인배...29일 콘서트서 콜라보 요청”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03.21 14: 30

[OSEN=김관명기자] 2월말에 있었던 일이다. 가수 이승환이 네이버 ‘히든트랙넘버V’ 3월 키맨(Keyman) 역할을 맡기로 결정했다. ‘히든트랙넘버V’는 정상의 선배 뮤지션이 ‘키맨’이 돼 전도유망한 후배 인디뮤지션(락커. Locker)을 한 달 동안 널리 세상에 알리는 네이버 V앱 생방송 프로젝트. 그런데 이승환은 자신이 잠금해제를 할 ‘락커’ 후보로 ‘아이엠낫’(iamnot)을 추천했다. 아이엠낫은 임헌일 양시온 김준호의 3인조 밴드. 맞다. 메이트의 바로 그 임헌일이다.
그래서 지난 9일 ‘히든트랙넘버V’의 첫 생방송 ‘눈도장 라이브 토크쇼’는 이승환 X 임헌일로 꾸려졌고, 이날 생방송은 무려 70만개의 ‘하트’(좋아요)라는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승환이 방송도중 즉석에서 “이날 하트가 60만개가 넘으면 임헌일이 상의 탈의를 하겠다”고 대신 공약을 해 화제를 모았다. 결국 임헌일은 내년 자신의 콘서트에서 이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히든트랙넘버V’의 두번째 생방송 ‘잠금해제 라이브 콘서트’가 오는 29일 열린다. 이번에는 임헌일 양시온 김준호, 완전체의 아이엠낫이 참여한다. 물론 이승환도 키맨이자 콘서트 MC로서 함께 한다. [3시의 인디살롱]에서 아이엠낫을 만났다. 인터뷰 장소는 임헌일이 이번 학기부터 강의에 나선 서경대의 본관 8층 녹음스튜디오다.

= 임헌일씨는 상의탈의 공약을 지키려면 운동 좀 열심히 하셔야겠다.
(임헌일) “테러가 되지 않으려면 아무래도 운동을 시작해야할 것 같다. 병약해보이면 안되니까(웃음). 올바른 식습관과 바른 생활로 건강한 상체를 보여드리겠다.”
(양시온) “사우나에서 보니까 기억에 남는 몸이던데...(웃음)”
(임헌일) “사실 이승환 선배님이 ‘하트 60만개’라고 말했을 때 그게 어느 정도 수치인지 감이 없었다. 방송이 생각보다 길어져 이게 가능했던 것 같다.”
= 이승환씨가 직접 아이엠낫을 추천했다. 어떤 인연인가.
(임헌일) “아이엠낫이 네이버 V앱 온스테이지 무대에 선 적이 있다(2015년 10월29일). 선배님이 이 방송을 보고 캡처해서 자신의 SNS에 올렸고, 얼마 안 있어 자신의 ‘퇴물공연’(2016년 2월14일)에 게스트로 우리를 초청해주셨다. 이승환 선배님이 후배들 공연을 자주 모니터한다고 들었다.”
= 이승환씨는 게스트로 초청한 후배들한테도 개런티를 정확히 ‘n분의1’씩 나눠주는 걸로 유명하다. 자신을 보러온 관객이 대부분일텐데도.
(김준호) “멋있는 분이다. 공연 때 후배들을 초청해주는 모습도 그렇고, 아끼지 않고 베풀어주신다.”
(양시온) “저희도 점점 선배 대열 나이가 되니까 후배들 챙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그런데도 이승환 선배님은 후배들을 거리낌없이 대한다. 멋있다.”
(임헌일) “오래 본 것은 아니지만 겉과 속이 똑같은 사람이다. 확실히 대인배다. (퇴물공연에서) 3곡을 불렀는데, 평소 1,2시간 공연 때보다 더 많은 개런티를 챙겨주시더라.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부족할까 걱정했다’고까지 하셨다. 저희도 공연을 하고 정산을 해봐서 알지만, 이는 ’돈 벌어서 남 주자’ 이런 생각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 임헌일씨는 이승환과 생방송을 해보니 어떤가. 그리고 다른 멤버들은 그날 방송을 봤나.
(임헌일) “선배님이 잘 맞춰주신 것 같다. 사실 그날 엄청 긴장했다. 청심환을 먹고 올라갔을 정도니까. 만약 이승환 선배님이 다른 MC처럼 냉철하게 진행을 했으면 그렇게 편안하게 잘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실시간으로 댓글을 보고 얘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김준호) “방송을 못봤다.”
(양시온) “쟤는 우리한테 관심이 없다니까...(웃음)”
(임헌일) “나는 옆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편한 사람이면 능글맞게 잘 하는데, 낯선 사람이면 아무래도 경직되는 부분이 있다.”
(김준호) “헌일이가 자기 공연을 할 때도 많이 떠는 편인데 이상하게 아이엠낫을 할 때는 안 떨더라. 편안해서 그런 모양이다.”
= 29일 ‘잠금해제 콘서트’는 어떻게 꾸릴 생각인가.
(임헌일) “제작진과 회의를 해봐야겠지만, 먼저 제가 간단히 공연을 하고, 중간에 이승환 선배님과 토크를 한 뒤, 이후 아이엠낫 공연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승환 선배님과 콜라보를 하고 싶다.”
(김준호) “‘Psycho’ 어떨까.”(‘’Psycho’는 아이엠낫이 2015년 9월 발표한 EP ‘whoami’의 타이틀곡)
(양시온) “아이고 그게 말이 되냐? 선배님 노래를 골라야지.”
= 세 사람이 검은 슈트를 입고 콘서트 무대에 서는 모습. 이게 무척 섹시하다고 들었다. 29일에도 슈트를 입나.
(임헌일) “물론 슈트를 입고 할 것이다. 고집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중요한 자리거나 단독공연 때는 갖춰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저희 셋이 밴드의 느낌, 통일된 느낌을 보여주는 것으로 슈트만한 게 없다.”
(김준호) “저희가 하는 음악이 약간은 지저분하고 속의 것을 마구 분출하는 스타일인데, 옷은 말쑥하고 멀쩡하니 그런 대비되는 효과가 있다. 공연용으로 4,5벌을 맞췄다.”
(양시온) “헌일이는 회사원보다 슈트가 더 많을 것 같다.”
= 슈트가 공연하기에는 좀 불편하지 않나.
(양시온) “편하지는 않다. 핏이 맞아야 하니가. 그런데 무대에 오를 때는 심리상태가 중요하다. 멋있게 딱 갖춰입고 올라갈 때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느낌이 있다. 대충 입고 편하게 올라가면 마음도 그렇게 된다. 뭔가 우리를 타이트하게 잡아주는 그런 느낌이 좋다.”
(김준호) “집에서 슈트를 입어보면 ‘이걸 입고 어떻게 공연을 했지’ 싶을 정도다. 공연에서는 연주에만 집중하니까 별 신경을 안 쓴 것 같다.”
(양시온) “세 사람 모두 한 디자이너한테 가서 맞춘다. 함께 무대에 올라갔을 때 어울리는 게 중요하니까. 너무 똑같은 색깔이면 웃겨보일 수 있기 때문인지 세 사람 슈트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 같다.”
= 아이엠낫 정규앨범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이쯤에서 아이엠낫에 대해 본격 소개하면 이렇다.
고등학교 같은반 친구였던 임헌일과 양시온이 서울예대에 입학해서 김준호를 알게 됐다. 그렇게 서울예대 재학생 5명으로 결성된 밴드가 바로 브레멘(Bremen. 임헌일 양시온 김준호 김서정 김홍갑)이었다. 브레멘은 2006년 1집 ‘너에게 가다’로 큰 화제를 모았으나 곧바로 해체했다. 그러다 2015년 임헌일 양시온 김준호가 재결해서 만든 밴드가 바로 아이엠낫이다. 아이엠낫은 2015년 4~8월 디싱 ‘The Brand New Blues’와 ‘do it’, ‘HeiyHeiy’를 연이어 냈고 9월에는 EP ‘whoami’를 발표했다. 이어 2015년 12월 디싱 ‘Hold The Night’, 2016년 디싱 ‘Break The Wall’을 냈다.
아이엠낫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임헌일은 2003년 제15회 유재하가요제에서 ‘너의 기억’으로 동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2006년 브레멘을 거쳐 2009~2014년 메이트(MATE. 임헌일 정준일 이현재)로 활동했다. 임헌일은 아이엠낫과 함께 솔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2013년 6월 솔로 1집 ‘사랑이 되어가길’, 2016년 9월 디싱 ‘BAD/GOOD’, 그리고 올해 3월 디싱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발표했다.  
양시온(베이스 키보드)은 아이엠낫에서 전반적인 밴드의 그림과 사운드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프로듀서 역할을 하고 있다. 브레멘 이후 임주연, 후카화이트, 월러스, 정준일, 김가은 등의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담긴 이적의 5집 ‘고독의 의미’(2013)를 프로듀싱한 것도 바로 양시온이다. 2014년에는 자신의 EP ‘인생은 아름다워’를 냈다. 참고로 뮤지션 김가은은 그의 아내다. 김준호는 아이엠낫의 드러머이자 또다른 메인보컬. 2011년에는 스픽아웃의 드러머로도 활동했다.
(임헌일) “정규앨범은 5월을 목표로 열심히 작업중이다. 지금 이곳(서경대 녹음스튜디오)에서 녹음 작업중이다. 아마 9곡이 수록될 것 같은데, 전에는 강렬한 곡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감성적인 곡이 많다. 내가 보기에도 많이 밝아졌다. 멜로디가 살아있는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다가가고 싶다. 아, 오늘 녹음하는 모습도 히든트랙넘버V의 ‘스팟라이브’로 보여드릴 생각이다.”(실제로 17일 방송된 ‘스팟라이브’에서 아이엠낫 멤버들은 “헌일이가 곡을 공장처럼 찍어내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밴드 이름 ‘아이엠낫’은 어떻게 지었나. 그리고 세 사람이 다시 만난 계기도 궁금하다.
(임헌일) “독특한 이름을 찾았다. 그런데 하나하나 부정함으로써 오히려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법이 가능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부정문의 대표격인 ‘I AM NOT’을 밴드이름으로 정했다. 띄워쓰기를 하면 문장처럼 보일까봐 하나의 밴드이름이라는 취지로 ‘iamnot’이 됐다.”
(양시온) “사실 브레멘도 ‘해체하자’ 해서 해체한 게 아니다. 언젠가 같이 하겠지, 그냥 이 정도로 헤어졌다. 어쨌든 셋이 같이 연주할 기회가 생겨 재미있다.”
(임헌일) “내가 메이트를 하고 솔로를 할 무렵 다들 뿔뿔이 흩어진 상태였다. 그때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었고, 밴드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시온이랑 호주에 갔었는데 ‘이런 좋은 파트너가 있었네’ 싶더라. 한국 가면 준호한테도 연락해보자, 해서 ‘아이엠낫’이 결성된 것이다.”
(김준호) “연락이 와 너무 반가웠다. 같은 학교에서 같이 공부를 한 사이이고, 연주할 때도 추구하는 방향이 비슷해서 잘 맞았다. 브레멘 때도 재미있었다. 제안이 들어와 좋았다.”
(양시온) “아이엠낫은 가족이나 친한 친구 같은 느낌이다. 음악을 같이 만드는 게 정말 오랜만인데 브레멘 이후 곧바로 같이 하는 것 같다.”
= 왜 세 사람만 모였나.
(임헌일) “브레맨 때는 20대 초반 어렸을 때였다. 밴드를 하려면 키보드, 뭐 이런 것들이 다 세팅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래 지나다보니 음악적 공통분모만 있으면 인원수는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해서 세 사람만 모였다. 게다가 다른 친구들은 이미 솔로 및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었고.”
= 끝으로 올해 계획을 들려달라.
(임헌일) “정규앨범을 내고 방송활동도 열심히 하겠다. 정규앨범인 만큼 가리지 않고 노출을 많이 하겠다.”
(양시온) “올해는 아이엠낫밖에 계획이 없다.”
(김준호) “팬들 앞에서 솔로 활동을 약속한 게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올해 안에는 꼭 솔로 활동을 해야할 것 같다.”
(임헌일) “올해도 못지키면 넌 허언증이다.(웃음)”
= 29일 ‘잠금해제 라이브 콘서트’ 많이 기대하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이 응원하겠다.
(아이엠낫) “기대해도 좋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승환 선배님과 콜라보도 성사됐으면 좋겠다.”
/kimkwmy@naver.com
사진 = 민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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