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프리즌' 한석규, "연기는 누가누가 잘하나 대결하는 것 아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21 10: 00

 (인터뷰①에 이어)동국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그는 처음에는 성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 KBS 성우 22기로 입사했고, 이듬해인 1991년 MBC 탤런트 공채 20기에 합격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드라마 ‘아들과 딸’을 통해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됐고, 다음해 ‘서울의 달’을 통해 스타덤에 오르게 됐다. 이후 활동 무대를 스크린으로 옮겨 충무로에서도 흥행 배우로 거듭나게 됐다. 이제 한석규는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연기자라는 직업인으로서 다시 한 번 책임감을 느낀다. 1990년대 연기자로서 정진했던 것은 뭔가 해내자는 것에 몰두했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목표를 잊지 않고 계속 찾고, 도전하고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오랜 시간 경험과 내공을 쌓으며 활동해왔기에 그의 연기 철학을 후배들도 믿고 따르고 존경하는 게 아닌가 싶다. ‘연기 신(神)’이라는 별명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닐 터이다.
그는 ‘연기 신’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내가 연기신은 아니다.(웃음) 그냥 (후배들이)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고흐와 고갱 중에 누가 더 그림을 잘 그리냐고 따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냐. 이제는 좀 그런 것을 알 것 같다. 예전에는 몰랐다. 연기는 누가누가 잘하나 대결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배우가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는 것이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석규는 배우 생활동안 악역을 해보긴 했지만 ‘프리즌’ 속 익호처럼 일명 ‘악역 끝판왕’인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찔러서 피 한 방울 안 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악역을 갖다대도 그만큼 사악하고 차가운 인물은 없을 것 같다. 역대 유명한 악역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는 “익호라는 인물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하이에나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를 봤던 것을 기억해냈다”며 “저는 수놈 하이에나를 떠올렸다. (상대와)싸워 피를 흘리면서도 살아남아 걸어가는 것을 보고 ‘저게 익호다’ 싶었다”라고 익호 캐릭터에 접근한 비결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프리즌’을 통해 인생 최고 악역 익호를 연기한 소감을 털어놨다.
“내가 출연한 작품이라서 객관적으로 보긴 힘들 것 같다. 내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는 시간이 좀 지나봐야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3년 정도 지나야 이 영화가 쓸 만한 영화인지 아닌지 알겠더라. ’프리즌‘도 3년 정도 지나야 어떤 영화인지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개봉한 지 3년이 지난 상의원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많이 줘봐야 60점이 안 되는 영화다. 제가 좀 짜다. 인생 최고의 작품은 ‘8월의 크리스마스’이다. 수우미양가로 따지면 ‘우’ 정도 된다. 이렇게 스스로 평가하면서 배우는 게 있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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