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피고인’ 종영, ‘역적’에겐 기회 될까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3.21 14: 00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과연 동시간대 2위인 MBC 월화드라마 ‘역적’은 이 기회를 잡고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피고인’은 21일 18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지성, 엄기준 등이 호연을 펼치며 긴장감 있는 스토리를 잘 이끌고 간 덕분에 ‘피고인’은 27%라는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을 맞을 수 있게 됐다.
미니시리즈가 주로 편성되는 월화극, 혹은 수목극 타임에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얻은 것은 큰 성과다. 오죽하면 ‘마의 30%’라는 말이 있을 정도일까. ‘피고인’이 시청층을 그러모은 탓에, 동시간대 편성된 ‘역적’이나 KBS 2TV ‘완벽한 아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피고인’의 강세에도 ‘역적’은 그나마 초반 시청층 쌓기에 성공하며 10%대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강적을 만났음에도 순항 중인 이유는 ‘역적’ 또한 ‘피고인’ 못지않게 탄탄한 스토리와 안정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역적’은 사극이지만, 사극 같지 않은 만듦새로 트렌디한 사극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사극의 전형을 따르지 않고, 허를 찌르는 주인공의 지략과 전개가 흥미를 돋우고 있는 중. 활빈당 무리들이 왕족인 충원군(김정태 분)을 잡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케이퍼무비(범죄자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강탈하기 위해 작업을 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통쾌감을 줬다.
거기에 아모개를 맡은 김상중의 호연과 차기 리더인 길동을 연기하는 윤균상의 선전은 ‘역적’을 탄탄하게 받치는 두 축이 됐다. 악역으로 활약하는 서이숙, 김정태 등도 주인공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산하며 연기 대결을 벌이고 있다.
그런 ‘역적’에게 지금의 시청률은 다소 아쉬울 법도 하다. 퓨전사극이 아닌 정통 사극으로 현대극과 전면승부를 하면서도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아 이대로만 가면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기세가 좋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여전히 10%대 답보 상태.
‘피고인’의 종영은 그야말로 ‘역적’에게는 기회다. 30%라는 시청률 파이가 어디로 갈지 갈림길에 놓였다. 이 기회에 시청층을 조금이라도 늘린다면 이제 절반 전환점을 돈 ‘역적’에게는 종영까지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암초는 있다. ‘피고인’의 후속작 ‘귓속말’은 법정물이다. ‘피고인’과 비슷한 장르이기 때문에 시청층을 그대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피고인’의 주인공인 지성의 아내인 이보영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남편과 아내의 바통터치’라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사고 있는 작품.
거기에 ‘완벽한 아내’도 이제 조여정의 정체가 공개되면서 미스터리에 가속도가 붙었다. 최근 늘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역적’이 스토리를 단속하지 않으면 지금의 좋은 기세도 자칫 놓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희망을 얻는 것은 김상중에서 윤균상으로 넘어가는 ‘역적’의 2막이 우려와는 달리, 자연스럽게 안착한 모양새라는 것이다. 이는 배우에 온전히 기대는 게 아닌, ‘역적’이란 드라마 자체의 힘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적’이 과연 ‘피고인’의 종영을 기회 삼아 도약할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역적’ ‘피고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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