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뭣이 중헌지 아는 천우희의 천 가지 얼굴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3.22 17: 06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이 이렇게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한공주’로 혜성처럼 등장한 그녀는 이제는 충무로에서 행보 하나하나를 주목 받는 여배우 중 한 명이 됐지만, 여전히 신선하고 흥미롭다. 최근에는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영화 ‘어느 날’ 개봉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작품이 개봉할 때마다 그녀가 가진 천 가지 얼굴 중 하나씩 적립되는 재미가 따라온다. 그렇다, 아직 n/1000밖에 보여주지 않은 셈이다.
‘한공주’(2014, 감독 이수진)
1987년생으로 올해 31세인 나이가 믿기지 않는 외모는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줬다. 그녀의 나이 29살이던 지난 2014년 영화 ‘한공주’를 통해 고등학생 연기를 문제없이 소화한 것. 작품은 밀양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천우희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녀가 느꼈을 아픔과 또 다시 일어서기 위한 희망 등을 담담하게 풀어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손님’(2015, 감독 김광태)
1950년대 전쟁이 끝난 직후 폐쇄된 한 산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공포극 ‘손님’에서 천우희는 젊은 과부 ‘미숙’ 역을 맡았다. 미숙은 이장이 마을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무당 역을 강요받고, 우룡(류승룡 분)과 멜로라인 그리고 그의 아들 영남(구승현 분)에게는 모성애를 드러낸다. 이장의 진실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미숙의 감정선도 폭발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역시 쉽지 않은 강렬한 캐릭터를 맡았다.
‘해어화’(2016, 감독 박흥식)
1940년대 경성 제일의 기생 학교를 배경으로 한 ‘해어화’는 여배우들이 중심으로 이끌어간 소중한 작품 중 하나다. 천우희는 재능을 갖고 태어난 ‘연희’ 역을 맡아 그녀의 순수함부터 점점 수렁에 빠져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옛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이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곡성’(2016, 감독 나홍진)
아직도 그녀가 맡은 무명의 역에 대해서는 해석이 갈린다. 마을의 수호신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지배적이긴 하지만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한다. 이것이 나홍진 감독이 관객에게 선사한 재미이고, 영화를 보는 맛이다.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인물을 연기하기가 쉬웠을까. 관객이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고 넓게 펼칠 수 있도록 이 쉽지 않은 무명의 역에 혼신을 쏟은 흔적이 느껴진다.
‘어느 날’(2017, 감독 이윤기)
천우희라는 배우를 떠올리면 강력한 캐릭터들이 떠오르기도 하다. 그만큼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는 뜻인데,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이번 봄에는 따뜻한 감성을 선사할 전망. ‘어느 날’에서는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나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미소’ 역을 맡았다.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았지만 이름처럼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캐릭터로, 발성부터 대사 하나하나까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러블리한 매력을 볼 수 있을 전망. / besodam@osen.co.kr
[사진] 각 영화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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