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00’ 류현진, 대역전극에 다가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22 06: 27

류현진(30·LA 다저스)이 세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개막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끝까지 몰고 갔다. 점차 역전극의 기운이 샘솟고 있다.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41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80에서 1.00까지 내려갔다. 이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얻은 다저스의 모든 투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이다. 타석에서는 4회 적시타도 때렸다.
지난 2경기에서 합계 5이닝 동안 1실점, 6탈삼진을 기록하며 건강을 찾은 것을 과시한 류현진은 이날이 선발 로테이션 진입의 분수령으로 평가됐다. 서서히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결정을 내릴 시점이 다가옴은 물론, 이날 밀워키가 주전 야수들을 대거 낸 정예 라인업으로 류현진을 상대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현재 컨디션이 어떤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시험대였다.

내용은 아주 좋았다. 힘 있는 투구폼으로 몸 상태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과시한 류현진은 2회까지 공 20개로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높은 승부였는데 밀워키 주전 타자들이 쉽게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3회에도 무사 1루의 상황을 슬기롭게 잘 넘겼다.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 세 자리는 이미 확정됐다. 클레이튼 커쇼, 마에다 겐타, 리치 힐이 순서대로 개막 시리즈에 등판할 예정이다. 다만 나머지 두 자리는 아직 미정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수많은 후보자 중 브랜든 매카시와 알렉스 우드가 조금 앞서 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두 선수의 진도가 류현진보다 한 턴 정도 빠른 것은 사실. 여기에 매카시는 좌완이 많은 다저스 선발진에 ‘우완’이라는 프리미엄도 있다.
그러나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더 낫다. 류현진은 매카시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85, 우드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팀의 미래인 훌리오 유리아스는 마이너리그에서의 시작이 사실상 확정적이고, 강력한 선발 후보였던 스캇 카즈미어는 엉덩이 통증이 재발해 등판이 중단됐다. 카즈미어는 불펜피칭에서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등 개막 로테이션 진입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류현진에게 역전 기회가 남아있다는 의미다. 상대 진도가 다소 느리기는 어디까지나 먼저 시작한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이야기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우려할 정도로 느린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일정이라면 류현진은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두 차례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 이날 4이닝을 던진 류현진이라 앞으로 남은 두 경기에서 5~6이닝 정도를 소화하면 된다.
류현진도 "시범경기까지 5이닝 정도를 소화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라며 이닝과 투구수는 시범경기 내에 충분히 소화하고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끝까지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류현진이 3년 만의 개막 로테이션 합류라는 첫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 역전극,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논하는 것은 이제 아주 현실적인 상황이 됐다. /skullboy@osen.co.kr
[사진]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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