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정대현, 비결은 도망가지 않는 빠른 승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3.22 06: 12

정대현(26, kt 위즈)이 달라졌다. 더는 도망가지 않는다. 빠른 승부로 타자들이 고개를 숙이게 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 정대현은 기대 만큼의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입단 첫해 26경기에 선발 출전해 5승 11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같더니 지난해에는 22경기에서 4승 10패 평균자책점 7.29로 더 안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신임 사령탑 김진욱 감독의 신임 속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노력하는 모습으로 김진욱 감독의신뢰를 얻은 정대현은 4선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김 감독은 "스프링 캠프 중반이 지나면서 대현이에 대한 기대치가 정말 높아졌다. 그 전의 대현이가 맞냐고 물을 정도였다. 아마 운동을 시작한 이후 가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혼자서 러닝도 할 정도다"고 말했다.
단순히 신뢰만 얻은 것은 아니다. 기대에 부응했다. 시범경기 2경기에 선발 등판한 정대현은 11이닝을 소화하며 6피안타(1피홈런)를 1볼넷 8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부진을 완벽하게 떨쳐낸 듯한 모습이다.
특히 정대현은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서 매우 뛰어난 투구를 보였다. 그는 단 72개의 공으로 6이닝을 막았다. 3피안타(1피홈런)를 내주는 동안 7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완급 조절과 제구가 뛰어났다. 정대현의 직구는 최고 134km/h에 불과했지만,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게다가 타자의 몸쪽과 바깥쪽을 고루 찔러 재미를 봤다.
정대현은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제구에 신경을 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빠른 공과 느린 공을 섞는 것과 좌우 활용이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제구가 되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고 이용할 줄 알게 됐다. 정대현은 "2스트라이크 1볼과 2스트라이크 2볼에서 타자가 치게끔 승부를 보는 쪽으로 컨셉을 잡았다. 그 전에는 안 맞으려 했지만, 지금은 타자가 치게 해서 투구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도록 패턴을 바꿨다"고 전했다.
정대현의 통산 9이닝당 볼넷은 5.24개로 매우 많다. 문제는 주자가 나가는 순간 정대현이 불안해진다는 것. 지난해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은 2할6푼이었지만, 주자가 나가는 순간 피안타율은 3할7푼3리로 치솟는다. 그러나 올해는 볼넷으로 나가는 주자를 줄이면서 위기를 맞는 상황도 크게 줄이게 됐다.
정대현은 "안쪽과 바깥쪽 모두 스트라이크가 잘 잡히고 카운트도 빠르게 가면서 3볼까지 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볼넷이 준 것 같다"면서 "계속 (선발) 경쟁을 한다고 생각해서 잘 되지 않나 싶다. 시즌 중에 언제 바뀔지 모른다. 계속 경쟁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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