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차, ‘크로스 컨트리’ 맏형에게 맡긴 미묘한 개념 정립 [동영상]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3.22 07: 41

 “이런 저런 설명 없이 그냥 ‘크로스 컨트리’입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대표 이윤모)가 ‘더 뉴 볼보 크로스 컨트리(Cross Country)’를 출시하면서 미묘한 개념 정리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크로스 컨트리’라는 세그먼트를 정립하는 일이다. 
‘더 뉴 볼보 크로스 컨트리’의 해외에서 불리는 이름은 ‘더 뉴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다. 크로스 컨트리라는 세그먼트가 일반화 된 나라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이 차의 특성이 머릿속에 들어 온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서는 ‘크로스 컨트리’라는 세그먼트가 아직은 낯설다.
‘크로스 컨트리’는 볼보자동차만 쓰고 있는 세그먼트 이름이다. 다른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크로스오버(Crossover)’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크로스오버는 사전적으로 이질적인 두 장르가 하나로 합쳐진 것을 의미한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 컨트리’라는 볼보차의 설명과 일치한다.

볼보자동차는 세단에는 ‘S’라는 돌림자를 붙이고, SUV에는 ‘XC’를, 왜건 및 해치백에는 ‘V’라는 돌림자를 붙인다. S시리즈와 V시리즈는 모두 차체의 지상고를 높여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을 내놓고 있는데 그 세그먼트가 바로 ‘크로스 컨트리’다. S60 크로스 컨트리, V60 크로스 컨트리가 이 구조에서 나온다. 
‘더 뉴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라는 이름으로 다시 이 차를 해석하면 ‘90’은 40, 60, 80보다 더 높은, 최상위 플래그십을 의미하고 V가 붙었기 때문에 세단이 아닌 왜건형이 된다. 즉 ‘최상위 왜건형 모델의 지상고를 높여 전천후로 쓸 수 있도록 만든 플래그십’이 바로 ‘더 뉴 볼보 크로스 컨트리’다.
볼보자동차는 최상위 90 모델에 세 가지 세그먼트를 운용하고 있다. SUV의 XC 90, 세단의 S90 그리고 이번에 출시한 ‘크로스 컨트리’다. 따라서 ‘더 뉴 크로스 컨트리’는 볼보차 크로스 컨트리 세그먼트의 플래그십이다. 그런데 이 이름으로만 부르려니 뭔가 자꾸 아쉽다. ‘V’까지는 아니더라도 ‘90’ 정도는 따라 붙어야 마땅할 것 같은 미련이 남는다.
하지만 볼보차코리아는 우리나라에서만 이 모든 미련을 떨쳐버리고, 오로지 ‘크로스 컨트리’로만 부르기로 했다. 이윤모 대표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출시행사에서 “크로스 컨트리는 가장 스웨덴다운, 가장 볼보다운 세그먼트이기 때문에 V90이라는 차의 모델명을 떼고 새로운 브랜드처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크로스 컨트리’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지상고다. S나 V시리즈에 비해 60mm가 더 높아 최저 지상고가 SUV와 비슷한 210mm나 된다. 이 정도 지상고면 오프로드를 달려도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다. 국내 도로에서 애지중지하는 차를 성가시게 하는 과속방지턱이나 인도 경계석으로부터 자유롭다. 운행면에서는 사실상 SUV라고 봐도 무방하다.
볼보차코리아 이만식 상무는 “볼보차는 SUV 라인업을 ‘XC’라고 명명하는데 XC자체가 사실은 크로스(X), 컨트리(C)에서 따왔다. 그만큼 스웨덴의 척박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 진 차가 바로 크로스 컨트리다. ‘크로스 컨트리’는 SUV에서 지붕을 낮춰 크기에 대한 부담을 줄인 차로 이해하면 빠르다”고 말했다.
볼보자동차가 V90을 버린 데에는 ‘왜건형’ 시장이 우리나라에서 성숙하지 않은 현실도 감안이 됐다. ‘왜건’ 보다는 ‘SUV’에 뿌리를 두고 다른 점을 설명해 나가는 게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지상고는 높아졌지만 지붕까지의 차체 높이는 SUV처럼 부담스럽지 않다. 이런 이유로 ‘크로스 컨트리’는 SUV의 오프로드 성능과 도심에서의 일상 주행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모델이 됐다.
‘크로스 컨트리’의 운전석은 SUV처럼 높은 곳에 오르는 느낌도 아니고, 세단처럼 엉덩이로 주저앉는 느낌도 아니다. 
‘크로스 컨트리’의 광고 모델로 신라호텔 출시행사에 참가하는 배우 김혜수는 “광고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이 차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특히 탁 트인 시야가 정말 좋았고, 지상고가 높아 운전석에 들어가고 나올 때의 위치가 정말 이상적이었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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