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달라진 팀 컬러, 어색한 '도루 1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22 16: 12

KBO리그 육상부의 계보를 롯데가 이을까?
롯데는 22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을 8-8로 비긴 채 끝냈다. 불펜의 난조로 초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그래도 위안거리는 있다. 바로 '발야구'다.
롯데는 이날 7차례 도루 시도 중 6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상대 내야를 흔들었다. 특히 넥센 포수 김재현은 롯데의 도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나 송구 실책을 저지르며 추가로 베이스를 내줬다.

롯데는 지난 시즌에도 145차례 베이스를 훔쳐 넥센(154도루)에 이어 KBO리그 2위에 올랐다. 발야구와 거리가 멀었던 롯데의 이색적인 순위. 롯데는 2015시즌 7위(104도루), 2014시즌 최하위(63도루), 2013시즌 6위(133도루) 등 늘 하위권이었다. 롯데가 팀 도루로 상위권에 올랐던 건 지난 2008년 3위(133도루)가 마지막.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11도루로 시범경기 전체 1위에 올라 있었다. 도루 시도 자체도 16개로 1위였다. 5개의 실패가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었다는 의미다. NC 등 다섯 개 팀이 2위 그룹을 형성했지만 7도루로 격차가 있었다. 이날 7도루를 추가한 롯데는 시범경기 도루 1위를 굳건히 했다.
롯데가 발야구 색채를 입은 건 조원우 감독의 방침 때문이다. 조원우 감독은 뛰는 야구를 지향한다. 공격적인 주루가 상대 투수를 압박해 타석에서도 반사 이익을 본다는 것이 철학이다. 조 감독은 "뛸 땐 뛰어야 한다. 실패해도 과감했으면 좋겠다. 특히 대주자로 나가는 선수들은 조금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경기에서 포수 김재현이 두 차례 송구 실책을 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 감독은 "지난해에도 팀 도루가 많았다. 올해도 시범경기 기간 동안 캠프 때 훈련헀던 걸 다 시킬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롯데의 전체 팀 도루 수는 전체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빅 보이' 이대호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와 최준석, 강민호 순으로 중심 타선을 구상하고 있다. 이대호는 KBO리그 통산 1150경기에서 9도루를 기록했고 최준석 역시 1346경기서 10도루에 그쳤다. 세 선수 중 그나마 가장 많이 뛰었던 강민호도 1365경기 23도루가 고작이다. 세 선수 모두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은 4개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더 뛴다면 된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손아섭이나 전준우, 오승택에 외국인 앤디 번즈까지, 언제라도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라며 "이들이 지난해보다 조금씩 더 뛰면 도루 수가 줄기는 하겠지만 감소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번즈와 김대우(이상 2도루), 김상호, 오승택(이상 1도루)은 틈만 나면 뛰었다. 한 명에 편중된 발야구가 아닌 대부분이 뛰는 야구. 조원우 감독이 올 시즌 롯데 타선에 바라는 모습이다. /ing@osen.co.kr
[사진] 고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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