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5선발이래?' 배영수, 한화 토종 에이스 '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23 06: 00

누가 그를 5선발 후보라고 했나. 
한화 우완 배영수(36)가 팀 내 토종 투수 중에서 최고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지금 기세라면 5선발을 넘어 그 이상 역할도 가능하다. 시범경기인 것을 감안해도 상당히 인상적인 투구다. 
배영수는 지난 22일 마산 NC전 시범경기에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16일 대전 넥센전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선발승에 이어 2경기 연속 호투. 8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13 호성적이다. 

시범경기에 앞서 일본 스프링캠프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캠프 4경기(2선발)에서 11이닝을 던지며 13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4실점 평균자책점 3.27로 잘 던졌다. 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6경기에서 19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2.37로 안정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배영수의 입지도 점점 상승 중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일본 교육리그를 참가할 때만 하더라도 김성근 감독은 5선발 후보가 아니라 중간투수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김 감독의 생각은 마무리캠프·스프링캠프·시범경기를 거치며 점점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거의 선발 고정에 왔다. 
알렉시 오간도-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외국인 원투펀치가 1~2선발로 확정된 한화는 캠프 때까지 이태양과 윤규진까지 3~4선발을 이루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이태양이 캠프 4경기에서 9이닝 9자책점 평균자책점 9.00으로 고전하더니 시범경기에도 2경기 7⅓이닝 13실점 평균자책점 15.95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입지가 다소 불안정해졌다. 
캠프 2경기에서 6⅓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한 윤규진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17일 대전 넥센전에서 4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지만, 1경기로는 안심하기 이르다. 여러 면에서 배영수가 한화 토종 선발 후보 중 가장 앞서있다. 
배영수는 지난 2015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구위를 찾지 못해 지난해 1군 등판이 없었다. 자존심을 버리고 지난해 가을 미야자키 교육리그부터 절실하게 매달린 끝에 올해는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스트라이크존 모서리를 공략하는 제구, 슬라이더·포크볼을 앞세운 변화구 활용, 최고 143km까지 올라온 구속 모두 합격점이다. 
KBO리그 최고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에게 '5선발'이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 놓은 배영수에겐 수식어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올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잘해야 한다. 이젠 물러설 데도 없고, 물러설 생각도 없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며 벼랑 끝 각오로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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