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 라이브부터 만담까지 모든 것이 좋았다 [콘서트 종합]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3.23 21: 55

악동뮤지션이 노래만 잘부른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두 사람은 흠잡을 데 없는 라이브실력을 자랑한 것은 물론 '도깨비' 패러디, 만담까지 펼치며 관객들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악동뮤지션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일기장' 콘서트를 열었다. 두 남매의 달달한 하모니는 봄날씨만큼이나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악동뮤지션은 "2년만에 두 번째 콘서트를 하게 됐다"며 "평일에 첫 공연을 하게 됐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악뮤일기
이번 콘서트는 삶에 대한 다양하고 독특한 시선을 '일기장'에 담아내 듯 솔직히 풀어내는 테마로 진행된다. 찬혁의 시선으로 바라본 '찬혁일기'와 수현의 일기를 바탕으로 꾸민 '수현일기' 그리고 악동뮤지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악뮤일기' 총 3가지 콘셉트로 꾸며져 매 공연마다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악뮤일기' 콘셉트로 꾸며진 이날 공연에선 본격적인 무대를 앞두고 한 영상이 공개됐다. 악동뮤지션 부모님의 일기가 그려진 것. 이와 함께 이찬혁, 이수현의 어릴 때 모습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찬혁은 "실제 친어머니가 일기영상의 내레이션을 맡아줬다. 이 자리에도 직접 와계신다"고 밝혔다.
#완벽라이브
이날 악동뮤지션이 꾸민 세트리스트는 놀랍기만 하다. 이들은 데뷔 3년동안의 히트곡 '크레센도' '오랜 날 오랜 밤' 등 뿐만 아니라 어쿠스틱 메들리, tvN '도깨비' OST ' 등 다양한 선곡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생방송'으로 포문을 연 악동뮤지션은 환상적인 하모니를 과시하며 CD를 삼킨 듯한 라이브를 선보였다. 관객 한명 한명에 눈맞추는 팬서비스도 압권. 
무엇보다 악동뮤지션은 이번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과 노력을 기울였는지 짐작하게 만들었다. 능수능란한 무대매너와 단 한 차례도 실수가 보이지 않았던 퍼포먼스는 잠시도 딴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더불어 라이브밴드의 연주와 음향적 사석이 없는 공연장의 장점까지 더해져 최고의 콘서트가 펼쳐졌다. 악동뮤지션은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운드로 팬들과 한층 가까이 만나며 무대를 즐겼다.
#만담뮤지션 
악동뮤지션의 재치있는 입담도 또 다른 재미포인트. 괜히 만담뮤지션이 아니었다. 자신을 입덕요정이라 칭한 이수현은 "언제부터 우리가 만담뮤지션이 됐다. 말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소극장 콘서트를 연 이유를 말하면서도 두 사람의 센스가 빛났다. 이찬혁은 "빅뱅 선배님들이 얼마 전에 돔에서 콘서트를 했다. 우리도 돔에서 하고 일본으로 넘어가 돔투어를 하자고 회사에 제안했다. 회사에서도 긍정적 검토했으나 우리는 여러분들의 얼굴을 가까이 만나고 싶었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이수현도 "우리는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고 음악을 하고 싶다. 그래서 음향도 좋고 가까운 곳에서 하게 됐다. 우리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사장님"이라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악동뮤지션은 감미로운 노래뿐만 아니라 힙합에도 도전하며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지드래곤의 'ONE OF A KIND'을 부른 두 사람은 서로를 디스한 가사로 폭소를 유발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현란한 랩실력은 절로 엄지를 치켜세우게 만들었다.
#다양한 패러디
악동뮤지션은 무대 중간중간 틀어진 VCR영상도 그 어떤 콘서트보다 색다르게 준비했다. 특히 '도깨비'부터 '그것이 알고싶다' 등 다양하게 패러디한 영상 속에서 두 사람은 자신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남매케미를 뽐냈다. 관객들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찬혁은 "'도깨비'를 패러디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이수현이 김고은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는 공유를 닮지 않았냐"고 농을 던졌다. 이에 이수현은 "'도깨비' 패러디 영상은 이틀동안 찍었다. 바닷가에서 찍을 때는 바람이 많이 불어 고생했다"고 토로했다.
# 악동뮤지션의 꿈
이날 악동뮤지션은 이번 콘서트의 첫 공연인만큼 두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공연 말미 이들은 “원래 지금부터 게스트 타임”이라며 “그런데 오늘은 첫 콘서트라서 저희의 무대로만 꾸미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찬혁은 “우리 노래의 많은 주제들이 꿈이다. 꿈과 희망을 노래한 게 많은데 언젠가부터 꿈이라고 말하면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래처럼 들으시는 분들이 많더라. 힙합은 멋있게 보는데 왜 힙합과 정반대의 동요처럼 부르는 노래는 왜 멋있을 수 없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노래로도 멋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찬혁은 “일곱 살 때 꿈이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땐 많은 분들이 ‘기특하다’고 하셨는데,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고 나니 많은 분들이 보다 구체적인 꿈을 요구하시더라”며 “현재 많은 20대 청춘들이 어렸을 때 꾸던 꿈을 포기하고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시지 않나. 그분들이 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현도 “우리는 여러분의 꿈을 응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은 '그때 그 아이들은'을 부르며 듣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끝으로 악동뮤지션은 "이번 공연은 우리에게 의미가 깊다. 이번에 너무 열심히 준비했다.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토닥여주고 싶다"며 "우리가 원래 6회 공연이었는데 여러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공연이 추가됐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이처럼 악동뮤지션이 알차게 채운 120분에 관객들 역시 뜨거운 호응으로 화답했다. 팬들은 공연이 끝난 뒤 앵콜요청의 의미로 "앵콜"이라 외치는 대신 '다리꼬지마'를 부르며 악동뮤지션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악동뮤지션은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서강대 메리홀에서 '일기장' 콘서트를 진행한다. 이후 4월 15일 광주, 4월 22일 대구, 5월 27일 부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misskim321@osen.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