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프리즌'은 어떻게 '미녀와 야수'를 제쳤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24 09: 30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던 ‘미녀와 야수’(감독 빌 콘돈)를 제쳤다. 같은 날 개봉한 ‘보통사랑’(감독 김봉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보다 먼저 굳건하던 외화를 제친 첫 번째 영화가 된 셈이다.
‘프리즌’은 밤이 되면 죄수들이 밖으로 나가 완전범죄를 만들어내는 수용소이다. 그 안의 실세이자 왕으로 군림하는 정익호(한석규 분)가 있는 곳에 전직 형사 송유건(김래원 분)이 뺑소니, 증거인멸, 경찰 매수의 죄목으로 입소한다. 유건을 만난 익호는 새로운 범행에 참가할 것을 내세우며,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낸다. 교도소에 대한 상식과 고정관념을 비틀며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한석규X김래원 만남에 대한 기대

한석규는 그간 부드럽고 감미로운 훈남의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목소리 톤에 독특한 걸음걸이 등 모든 면에서 사악한 남자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시나리오를 집필한 나현 감독은 한석규가 맡은 익호 캐릭터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회 후에는 “오늘 영화를 보니 200% 마음에 든다”고 배우의 연기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그간 드라마 ‘닥터스’ ‘펀치’, 영화 ‘강남 1970’ ‘해바라기’ 등 장르를 불문하고 탁월한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김래원이 똘끼 가득한 형사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하며 역대급의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액션 연기도 이번 작품에서 배가됐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는 촬영장에서 아무리 힘든 장면이라도 최고의 연기가 나올 때까지 “한 번 더”를 외치는 연기 완벽주의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한다. 7~8년 전부터 낚시를 통해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이 작품을 통해서는 처음 만난 것이어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잔인한 액션
‘프리즌’은 조직폭력배들의 살벌하고 잔인한 액션으로 시선을 끈다. 익호와 유건 등 인물들의 폭발하는 에너지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진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박진감 넘치는 생존 액션이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나현 감독은 “교도소는 영화의 배경으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라며 “말 그대로 사실 같은 액션을 원했다. 길거리에서 살벌한 싸움을 옆에서 목격한다면 당연히 위협을 느끼며 뒤로 물러나거나 피하게 된다. 이러한 느낌을 관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액션을 만들고자 했다”고 차별화 된 생존 액션만의 포인트를 밝혔다.
앞서 영화 ‘해바라기’를 통해 이미 액션 연기에 특기를 드러낸 그는 이번에는 그것을 뛰어넘는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래원은 “예전보다 액션을 하는 데 기술이 생겼다”고 노하우를 털어놨다.
그가 연기한 유건은 ‘똘끼’가 다분하고 거친 인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유쾌하고 깊은 속을 가진 남자이다. ‘프리즌’을 통해 그동안 관객들이 보지 못했던 김래원의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상식을 뒤엎는 충격적 교도소
죄수들이 담장을 넘나들며 완전 범죄를 저지르는 교도소라는 발상을 한 나 감독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설정에 힘을 실어주고 관객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개연성을 높이고자 했다”며 디테일한 연출에 대한 의도를 전했다.
그는 교도소를 소재로 한 작품이나 전문 서적, 다큐멘터리 등 많은 자료를 통해 교도소 안의 규율부터 재소자들의 생활, 그들이 사용하는 은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를 섭렵했다. 무엇보다 배경이자 또 다른 주인공인 교도소가 더욱 살아 숨쉴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대부분의 영화들은 전북 익산에 위치한 세트장이나 서대문 형무소에서 촬영을 진행하는데, ‘프리즌’은 교도소의 내부와 전경까지 리얼하게 그려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20여 년 간 실제 재소자들이 생활했던 전남 장흥 교도소의 촬영 허가를 받았다. 덕분에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4개월간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한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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