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외인 프리뷰3] LG 외국인들, 불안요소 떨칠 수 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26 09: 01

LG는 2014년과 2015년 외국인 선수들 탓에 몸살을 앓았다. 기대를 걸고 데려온 선수들이 생각보다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영입 과정이 전반적으로 순탄치 않았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지난겨울에는 그런 근심을 한 번 덜었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을 함께 했던 세 명의 외국인 선수(데이비드 허프·헨리 소사·루이스 히메네스)와 모두 속전속결로 재계약을 마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반 합류 후 사실상 팀의 에이스 몫을 한 허프에게 150만 달러를 안겨준 것은 물론, 2015년 중반부터 팀과 함께 한 헨리 소사(90만 달러), 루이스 히메네스(100만 달러)도 눌러 앉혔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오래간만에 외국인 고민 없는 오프시즌을 보낸 것 같다”고 했다.
세 선수의 지난해 활약상은 준수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허프는 지난해 13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3.13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인상도 강인했다. KBO 리그에서만 세 팀을 거치며 통산 48승을 거둔 소사도 지난해 10승을 따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은 재계약으로 이어졌다. 히메네스는 전반기 한때 ‘잠실 홈런왕’ 가능성이 점쳐졌을 정도였다.

이처럼 세 선수의 재계약은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허프는 최정상급 기량을 가지고 있고, 소사는 KBO 리그 6년차, 히메네스도 1년 반의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 이들이 모두 리그 최정상급의 절정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해도 전력의 계산이 편하다는 장점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지난해 정도의 성적을 보여준다는 가정 하에서다. 장점도 더불어 불안요소를 짚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
현 시점 KBO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 중 하나인 소사는 지난해 전체적인 성적이 빼어났다고는 볼 수 없다. 이닝이터로서의 면모(199이닝)를 보여주며 10승을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5.16까지 올랐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소사는 꾸준한 이닝소화능력이 돋보인다. 그만한 선수를 다시 데려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연봉 수준도 합리적이었다”고 말하면서 “포스트시즌에 들어가기 전에는 확실한 재계약 대상자라고는 할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빠른 공은 장점이지만 피안타율이 높아졌다는 게 문제였다. 소사의 피안타율은 2015년 2할6푼6리에서 지난해 3할1푼9리까지 치솟았다. 고속 슬라이더는 제구가 되지 않으면 빠른 공 타이밍에 나가는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에 걸리기 일쑤였다. 제구는 한결 나아졌지만 탈삼진 개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이닝이터로서의 매력을 제외하면, 조정평균자책점(ERA+)으로 따진 소사는 냉정하게 지난해 리그 평균 정도(99)의 투수였다.
히메네스는 전반기와 후반기가 완전히 달랐다. 전반기 타율 3할3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0.995를 기록했던 히메네스는 후반기에는 타율 2할6푼3리, OPS 0.730으로 리그 평균보다 한참 떨어지는 타자가 됐다. 구단에서는 일단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 히메네스는 지난해 3루수로 1123⅓이닝을 소화했다. 팀 내 야수 중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체력적인 문제로 방망이가 무뎌졌다면 적절한 체력 안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나 타격 성향의 문제라면 올해는 지난해 후반기처럼 고전할 수 있다. 한 해설위원은 “히메네스의 약점인 코스와 구종은 다 드러났다. 체력이 있을 때는 이를 자신의 무게중심으로 잡아당길 수 있는 힘이 있는데, 후반기에는 그렇지 못하고 헛스윙이 많았다. 지켜볼 부분”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불안요소가 적은 허프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오른쪽 무릎 측면 인대를 다쳤다. 길게는 4주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무릎은 피칭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충실한 재활이 요구된다. 무릎 탓에 미세하게 피칭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조정에 꽤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타 팀에 비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불안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LG 외인들이 ‘구관’들의 위력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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