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살아만 있으면 돼"…진구의 '초탈성공이론'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3.27 11: 20

진구는 지난 2016년 '태양의 후예'로 인생작을 만났다. '태양의 후예' 속 남성미 넘치는 알파팀 부팀장 서대영 상사는 '진구의 재발견'을 이끌어 낸 진구의 '인생 캐릭터'다. 나라를 지키는 일 앞에서는 누구보다 정의롭고 강인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약한 남자였던 서상사는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남아있다.
그러나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진구는 오히려 "거품 빠질 때가 됐다"고 '태양의 후예'가 가져다 준 인기에 초탈함을 전했다. 
'태양의 후예'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인기를 누렸지만, 그런 인기 역시 '거품'이라는 것이 진구의 지론이다. 오랜만에 유쾌통쾌한 범죄 오락물 '원라인'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진구는 '태양의 후예' 속 각잡힌 서상사를 벗고 능글맞은 베테랑 사기꾼 장과장의 옷을 완벽하게 바꿔입었다.

많은 이들이 진구의 '인생작'으로 기억하는 '태양의 후예'는 진구에게 꼬리표가 될 수도, 혹은 훈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진구는 "기대는 전혀 없고, 걱정도 전혀 없다. 태양의 후예' 때문에 이 작품이 잘 되길 기대한다든지, 어떤 평을 받는다든지 이런 생각은 없다. 이제 거품 빠질 때가 된 게 당연한 것 같다"며 "당연히 인기를 유지하는 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거품이 안 빠질 수는 없다. 거품이 천천히 빠지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기 거품'에 대해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누는 동료 역시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비슷한 경험을 했을 배우 정우다. 정우 역시 '응사' 속 쓰레기 캐릭터를 통해 '인생 캐릭터'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기 때문. 진구는 "둘이서 거품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한다. 정우한테 매일 '응답하라', '응답하라' 노래를 한다. 둘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거품 얘기"라고 말했다.
이날 진구는 가장 잘 하는 것에 대해 "달관한 것처럼 잘 살고, 생각한 것보다 박식하다"는 독특한 대답을 내놓았다. 늘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혹은 남들이 생각한 것보다 뭔가를 잘 해내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초탈한 듯이 잘 살다는 것. 
연기 역시 마찬가지. 인기와 명성에 집착할 때 오히려 인기는 도망가고, 기대하지 않을 때 좋은 일이 찾아온다는 것이 배우 진구가 오랜 연기 인생에서 얻은 값진 교훈이다.
"'올인으로 정말 많은 인기를 얻었었는데 거품 빠지는데 딱 보름이 걸리더라고요. 치유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이후에 오디션 보는 족족 정말 다 떨어졌죠. 마음을 비우고 처음 오디션을 본 게 '비열한 거리'였어요. 진짜 이번에는 안 되도 돼, 이걸로 잘 할 거 아니야 하니까 잘 됐어요. '태양의 후예'도 마찬가지였죠. 미남이라는 수식어도 포기했었는데, '태양의 후예'가 잘 되니 미남이라는 수식어도 붙고(웃음). 살아만 있으면, 좋은 일들이 와요. 열심히 연기하면서 착하게 잘 살려고 합니다." /mari@osen.co.kr
[사진] NEW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