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 단독 인터뷰③]김국진·김도균·최성국이 본 ‘불청’ 스러움이란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3.28 15: 09

 빨리 가려고 하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이 있다. SBS ‘불타는 청춘’(이하 불청)은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걸어서 100회를 맞이했다. 산골 오지와 섬에 있는 낡은 집에서 1박 2일을 보내는 청춘들의 모습은 보기 불편해 보인다. 더위와 추위와 싸우면서도 ‘불청’이 청춘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특별했다.
김국진은 “‘불청’ 멤버들을 보면 늘 혼자 살았던 사람들이다. 완선이도 어린 나이에 최고의 스타로 쭉 혼자 지내왔다. 강수지 역시도 마찬가지다. 같이 활동했다고는 하지만 무대 위를 지나다니면서 스쳐지나가듯이 만났을 뿐이다. 혼자 있는데 도가 튼 사람들을 좁고 낡은 집에 함께 하게 만들면서 서로 이야기도 하고 친구가 된다”고 밝혔다.
최성국은 “‘불청’은 장소도 외딴곳이고 집도 옛날 집이어서 화장실도 불편하다. ‘불청’에서는 아날로그적인 곳에 아날로그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아날로그적인 놀이를 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을 즐기다가 온다. 힘들게 움직이고 힘들게 밥을 하고 모여서 고생하는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국진은 “요즘 예능 프로그램 중에 유일하게 걷는 프로그램이다. 걷지만 쉬진 않는다. 갈 곳은 다 가고 할 것은 다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균은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이 힐링이 된다. 도시의 삶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불청’의 특별함은 80년대와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스타들이 출연해서 진솔하고 솔직한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불청’ 멤버들은 새롭게 여행에 합류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처음 만난 친구가 아닌 5년, 10년 된 친구처럼 서로 다정하다.
김국진은 “‘불청’에서 차를 타고 가다가 문득 내 오른쪽에 완선이가 타고 있고, 내 왼쪽에 강수지가 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두 사람이 내 옆자리에서 함께 차를 타고 있기까지 보이지 않는 시간을 함께했다는 느낌이 있다. 방송하기 위해서 모였지만 나머지 절반은 보이지 않는 시간을 나누면서 같이 하루를 쓰는 구나하는 느낌이 생긴다”고 ‘불청’의 특별함에 관해 설명했다.
김도균은 “‘불청’ 촬영에 임하는 순간 현실이 아닌 순간으로 들어온다. 슈퍼스타들과 함께 모여있고 밥을 먹고 있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상황이다”라고 요약했다.
최성국은 “‘불청’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나이가 먹었다는 것이 전혀 안 느껴진다. 구본승도 올해 40대 중반이지만 한없이 어려 보인다”고 말했다. 김국진은 “본승이가 너무 귀엽다. 갓 태어난 애 같다. 본승이를 보면 깨물어버리고 싶다”고 유쾌하게 농담을 했다.
‘불청’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불타고 있다면 청춘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불청’에 출연하는 친구들은 젊은 외모와 젊은 생각을 하고 있다. 몇 살부터 중년인지 경계를 짓기도 모호한 시대에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해서 물었다.
김국진은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 소중하지 않았던 것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친구가 소중하기도 하고 시간도 소중해진다. 젊었을 때 시간을 너무 막 썼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불청’에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고생스럽기도 하지만 소중하다”고 따스한 조언을 건넸다. 김도균은 “나이가 들면 너무 많이 넘어져 봐서 안 넘어지는 방법과 조심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국진과 김도균 그리고 최성국에게 있어서 ‘불청’은 단순한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다. 어느새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해 버렸다. 나이가 들수록 소중해지는 것이 많다고 말하는 김국진의 눈빛에서 최성국과 김도균 그리고 ‘불청’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오래오래 우리 곁을 지키면서 때론 유치하게 때론 감동적으로 함께 하기를 바라본다./pps201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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