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고작 0.5%p차"..역적vs귓속말, 박터진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3.29 09: 59

MBC '역적'과 SBS '귓속말'이 치열한 월화극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만에 왕좌가 뒤바뀌긴 했지만, 고작 0.5% 포인트 차이. 언제고 바뀔 수 있는 수치이기에 '역적' 역시 안심할 수는 없다.
윤균상 주연의 '역적'은 방송 18회만에 월화극 1위 자리에 올랐다. SBS '피고인'의 그늘에 가려져 지금껏 2위로만 만족을 해야 했던 '역적'이다. 하지만 '피고인'이 종영되자마자 시청률이 급등하더니 지난 28일 방송된 18회는 13.9%를 기록하며 '귓속말'(13.4%)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귓속말'을 향한 반응은 여전히 뜨겁고, 차이도 크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왕좌는 바뀔 수 있다. 게다가 '귓속말'은 겨우 2회만 방송이 됐기에 쉽게 승패를 예측할 수 없다. 두 드라마 모두 강점과 단점이 명확해 월화극 싸움 결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먼저 '역적'은 아모개 역을 맡은 김상중이 죽음으로 하차를 하고 난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청률이 매회 하락을 했었다. 윤균상 채수빈 이하늬 등 배우들은 캐릭터에 맞게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지만, 김상중의 존재감을 따라가기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게다가 제작진이 언급한 홍길동의 사이다 활약이 곧바로 드러나지 않아 전개가 느리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역적'은 30부작 사극이라 중후반 뒷심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길동과 가령(채수빈 분)의 러브라인이 살아나고 길동이 동생 어리니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면서 보는 재미가 커졌다. 이는 곧 시청률 상승 효과를 얻었다.
'귓속말'은 박경수 작가와 이보영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기대작. 27일 뚜껑을 연 '귓속말'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완벽히 만족시키며 '역시 박경수'라는 호평을 얻었다.
박경수 작가 특유의 촌철살인 명대사가 살아있고, 소신 강한 판사 이동준(이상윤 분)을 옥죄는 주위 상황들은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어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이보영, 이상윤, 권율, 김갑수, 강신일, 김해숙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은 '귓속말'의 또 다른 강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귓속말'의 치명적인 단점은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지 않으면 흐름을 놓치게 되기에 전작인 '피고인'만큼의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또한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기 내공이 부족한 배우들은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 어렵고, 이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방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귓속말'은 현실을 반영한 소름돋는 명대사와 상황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큰 작품이다. 박경수이기에 가능한 전개가 60분 내내 펼쳐지고 있다. 또 이보영이 연기하고 있는 신영주는 능동적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일명 '걸크러쉬'로 '사이다' 매력을 대방출한다. 지금껏 이런 여주인공이 있었나 싶을 정도.
두 드라마 모두 아직 갈 길이 멀기에 승부를 내기엔 이른 감이 있다. 색깔이 전혀 다른 만큼 시청자들도 골라 보는 재미가 더욱 커질 예정. 쫄깃해질 월화극 전쟁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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