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송중기마저..봄 대신 '한한령'이 왔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30 11: 28

 어느 덧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왔지만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시베리아에서 불어온 겨울 한파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다.
중국의 ‘한한령’이 연예계까지 깊숙이 번졌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은 현지에서 태극기를 태울 만큼 활활 타오르고 있다.
최근 배우 하정우가 중국 배우 장쯔이와 함께 할 예정이었던 영화 ‘가면’이 무산됐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국 진출 통로가 막힘에 따라 한류 콘텐츠의 불법 유통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4월16일부터 23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베이징 국제영화제에 일부 한국 영화가 초청받았지만 당국의 지시로 중단됐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영화제는 한국 영화를 상영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방침이다.
또 앞서 중국과 동시 방영하던 KBS2 드라마 ‘화랑(花郞)’이 이유 없이 중단됐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뮤지컬 ‘투란도트’는 중국진출이 무산됐고, ‘빨래’도 현지 기획사의 한류 홍보와 마케팅이 어렵다는 통보에 투어 일부를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잇따른 방송 취소에 대해 한한령과 연관성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터이다. 외신들도 일제히 “(공연 및 방송)취소는 사드 배치로 인한 피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문화계에 대한 한한령은 날로 커지는데 이렇다 할 대책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드 보복으로 문화를 규제대상으로 삼은 중국의 간사함은 말할 필요도 없고, 현재 대통령 검찰 조사와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의 부재 등으로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다.
손상된 한중 외교를 회복하고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기회로 사드 위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성숙한 외교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현명하게 발휘돼야 할 시점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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