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충무로가 기다린 만남"..'어느날' 김남길·천우희라 좋았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30 17: 29

 충무로에서 각광 받고 있는 두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가 신작 ‘어느 날’(감독 이윤기)에서 연기 호흡을 맞췄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왔던 두 사람이 이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만난 것인데,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봄날의 따뜻한 이야기 한 편이 탄생했다. 더불어 이윤기 감독의 감성 연출이 더해져 보는 재미를 더한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어느 날’의 언론 배급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김남길과 천우희, 연출을 맡은 이윤기 감독이 참석했다.
‘어느 날’은 사람과 영혼으로 만난 이강수(김남길 분)와 단미소(천우희 분)가 교감을 통해 심경에 변화를 느끼고,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유일하게 한 남자에게만 영혼이 보인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기존의 판타지 멜로와 궤를 달리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를 연기한 천우희는 “판타지이기 때문에 (강수의 눈에만 미소가 보인다는)그 설정에 대해서는 처음에 ‘왜?’라는 것을 안 붙이고 그냥 받아들였는데 생각할수록 궁금한 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아픔을 가진 강수가 유일하게 미소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보인 게 아닌가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에 이윤기 감독도 “(강수만 영혼이 보인다는 것이)인생의 깊은 간절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상처에서 비롯된 그의 간절한 마음을 영화에서 구현한 것이다. 그 마음으로 인해 강수가 미소를 보게 된 것이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김남길과 천우희의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지난해 겨울 영화 ‘판도라’를 통해 연기력과 대중성까지 입증하며 대세 배우로 떠오른 김남길은 ‘어느 날’에서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으로 분했다.
깊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남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김남길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으로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눈물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영화 ‘곡성’ ‘해어화’ ‘한공주’ 등을 통해 실력파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굳힌 천우희는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영혼이 돼 세상을 바라보는 25세 미소를 연기한다. 그간 보여줬던 어두운 캐릭터에서 약간 벗어난 듯한 캐릭터로서, 해맑고 순수하지만 이면에는 말 할 수 없는 사연을 가진 인물을 소화했다.
두 사람 모두 연기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음에도 극 해석 능력과 연기력으로 놀라운 몰입도를 발산했다. ‘어느 날’이 범죄 액션이나 스릴러 같은 대중의 구미를 자극할 인기 장르는 아니지만,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진한 여운과 뜻 깊은 메시지를 선사하며 따뜻한 감성을 안긴다.
올 4월, 가장 특별한 감성 드라마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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