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없다고...’ 바셋, 또 지역방어에 당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13 20: 58

김동욱(36, 오리온)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고양 오리온은 13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서울 삼성에게 77-84로 패했다. 2연패를 당한 오리온은 탈락위기를 맞았다. 역대 KBL 4강 시리즈 중 2연패를 뒤집고 챔프전에 진출한 팀은 아직 없었다. 
오리온의 고민은 오데리언 바셋의 부진이었다. 1차전서 삼성은 노골적으로 바셋을 버리는 수비를 감행했다. 일종의 모험수였다. 이상민 감독은 “김태술과 주희정으로 바셋을 일대일로 막기는 어렵다. 2차전도 적절하게 지역방어를 섞어서 바셋을 수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1차전서 바셋은 10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수치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바셋이 삼성의 지역방어를 뚫지 못해 애를 먹었다. 김동욱이 없다보니 바셋이 막히면 풀어줄 선수가 없었다. 우왕좌왕하다 공격을 못한 경우가 많았다. 
추일승 감독은 “솔직히 휴식기에 바셋이 아주 좋았다. 슛도 잘 들어가고 동료들에게 지시도 적절하게 했다. 그랬던 바셋이 1차전을 망치니까 선수들은 물론 나도 충격을 받았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2차전 바셋의 각성이 승부에 키를 쥐고 있었다.  
바셋은 1쿼터 종료 2분 30초를 남기고 장재석, 허일영과 함께 투입됐다. 삼성은 주희정과 이동엽에게 수비의 중책을 맡겼다. 삼성은 예상대로 2-3 지역방어를 펼쳤다. 
허일영은 코너에서 잇따라 점프슛을 꽂아 삼성의 지역방어를 깼다. 삼성은 어느 정도 골을 먹어도 뚝심 있게 지역방어를 밀어붙였다. 탑에서 헤인즈가 공을 잡았을 때 둘러싸는 수비로 나름 효과를 봤다. 컷인하는 선수가 있으면 쉽게 득점이 가능했지만, 오리온의 볼 없는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바셋은 코너에서 3점슛을 넣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슛 실패는 여지없이 삼성의 리바운드로 연결됐다. 리바운드를 잡은 삼성은 라틀리프와 크레익이 속공으로 처리했다. 삼성이 44-36으로 전세를 뒤집은 이유였다. 
바셋이 고전하자 헤인즈가 해결사로 나섰다. 헤인즈는 골밑의 장재석과 이승현에게 공을 대신 넣어주며 가드역할까지 소화했다. 짐을 덜은 바셋은 속공과 3점슛으로 득점의 물꼬를 텄다. 오리온은 3쿼터 56-5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4쿼터 삼성은 정상적으로 경기했다. 골밑이 강한 이점을 제대로 살렸다. 라틀리프가 리바운드를 장악하며 서서히 삼성 쪽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이날 바셋은 11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결정적 실책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지역방어를 잘 깨지도 못했다. 슛이 없는 바셋은 지난 시즌 조 잭슨처럼 혼자서 상대 수비를 통째로 깰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바셋을 겨냥한 삼성의 지역방어는 2회 연속 성공을 거뒀다. 탈락위기에 놓인 추일승 감독의 시름이 더 깊어지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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