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②]‘언니는’ 내려놓은 장서희..일취월장 다솜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4.16 06: 49

 ‘아내의 유혹’의 민소희는 없었다. 장서희는 한물간 배우 민들레를 연기하면서 발연기와 막돼먹은 인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장서희의 연기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였다. 본격적으로 악의 축으로 떠오른 다솜은 기복 있는 연기가 아닌 안정적인 연기로 앞으로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5일 오후 SBS ‘언니는 살아있다’가 처음 방송됐다. 장서희는 제작발표회에서 언급한 것처럼 드라마 속에서도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김순옥 작가와 9년만에 만난 만큼 어떤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큰 기대를 모았다.
9년은 짧지 않은 세월이었다. 온 국민을 매료시킨 민소희에서 민들레로 변신한 장서희는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세상 물정 모르는 배우로 변신했다. 확실히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달랐다. 분량 면에서도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까울 정도로 적은 등장이었다. 과거 ‘아내의 유혹’ 대사를 패러디하고 김순옥 작가를 디스하는 모습은 정말 자연스러웠다.

독기를 뺀 장서희와 달리 다솜은 한껏 독기가 가득 찬 모습이었다. 송하윤에게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억울한 누명까지 쓴 다솜은 수준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발성이나 감정 표현에서도 어색하지 않았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한 만큼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다솜이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기회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언니는 살아있다’는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니만큼 확실한 재미는 보장됐다. 다만 워낙 이야기가 강하다 보니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늘 뒤따랐다. 개연성이 부족한 연기를 하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지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곤 했다.
하지만 ‘언니는 살아있다’는 조금 달랐다. 악역에게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주면서 다솜이 앞으로 펼칠 악행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무엇보다 다솜이 억울한 감정과 복수심 그리고 욕심을 차분하게 잘 표현해내고 있다. 합격점을 줘도 무방한 연기였다.
장서희와 다솜 모두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장서희의 내려놓음과 다솜의 일취월장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앞으로 ‘언니는 살아있다’가 더욱 기대된다./pps2014@osen.co.kr
[사진] '언니는 살아있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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