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한화 투수교체 무력화한 김동엽의 쐐기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16 17: 20

한화의 투수 교체도 SK 4번 김동엽 앞에선 소용없었다. 
16일 대전 SK-한화전. SK가 3-0 리드를 지키던 6회초 선두타자 최정이 한화 선발 장민재와 11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며 볼넷을 얻어냈다. 후속타자는 3회 장민재에게 루킹 삼진을 당한 김동엽. 장민재에게 맡길 수 있었지만, 김성근 감독은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장민재의 투구수가 93개로 증가했고, 볼끝에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우타자 김동엽 타석에 좌완 박정진 카드를 꺼냈다. 이른바 '좌우놀이'를 하지 않았다. 박정진은 지난해 김동엽과 한 차례 투타 대결에서 범타를 유도한 적이 있었지만 데이터라고 하기엔 표본이 너무 적었다. 

하지만 또 다른 데이터를 본다면 합리적인 교체였다. 김동엽은 이날 경기 전까지 우투수 상대로 31타수 11안타 타율 3할5푼5리 2홈런으로 강했지만, 좌투수 상대로는 14타수 2안타 타율 1할4푼3리 5삼진으로 약했다. 김 감독의 투수 교체는 이 부분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박정진은 김동엽을 상대로 1-2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했다. 그러나 승부구로 던진 4~5구 슬라이더를 김동엽이 연이어 커트했다. 결국 6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126km 슬라이더가 딱 걸렸다. 맞는 순간 좌측으로 크게 뻗은 타구는 비거리 110m 투런포로 연결됐다. 5-0으로 스코어를 벌린 결정적 한 방. 
한화는 결과적으로 투수 교체 직후 홈런을 맞아 승부가 완전히 넘어갔다. 시즌 14번째 경기에서 10번째로 등판한 박정진은 ⅔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또 다른 필승조 송창식도 ⅔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송창식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도 박정진이 먼저 나온 이유로 풀이된다. 
한화 투수 교체를 무력화시킨 김동엽은 4번타자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14일 한화전에도 6회초 안영명에게서 좌월 솔로 홈런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어낸 김동엽은 연이틀 홈런으로 기세를 높였다. 한화와 주말 3연전 11타수 6안타 2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SK 4번타자의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다. /waw@osen.co.kr
[사진] 김동엽-박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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