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역시 ‘1박2일’, 시청자들 울린 할머니들의 인생시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4.17 06: 49

감동 그 자체였다. 글을 배운다는 것이 이렇게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니. ‘1박2일’과 함께 한 할머니 시인들의 시는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에서는 경상남도 하동으로 떠난 ‘시인과 함께 떠나는 감성여행’ 특집 두 번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멤버들은 정동마을 주민들과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저녁 복불복도 이번에는 제작진이 너무 엄격한 기준을 두기 보다는 멤버들이 정동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에 의의를 뒀다. 그리고 이어진 ‘달빛 낭송회’에서 큰 감동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달빛 낭송회’는 멤버 두 명이 한 명의 할머니와 한 팀을 이뤄 시를 짓는 것이었다. 정동마을의 강점순, 이순자, 김길자 할머니가 출연해 멤버들과 함께 시를 지었다. 시의 주제는 ‘나의 이야기’였는데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시로 표현해야 했다.
할머니들과 각자 팀을 이룬 멤버들은 할머니의 집에 가서 함께 시에 대해 고민했는데, 할머니들의 들려준 ‘나의 이야기’는 가슴이 뭉클할 정도였다.
김길자 할머니는 “그때는 사랑이 없이 결혼했다. 결혼하라고 결혼하고 살라면 살 때였다. 할배는 인물이 좋고 직접 봤으면 결혼을 안 했을 거다. 얼굴 안보고 결혼했다. 55년 전에 얼굴을 보고 결혼 안하려고 했는데 중매쟁이가 결혼 하라고 해서 했다”며 할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시에 담았다. 김길자 할머니는 결혼 안하려고 했다고 했으면서도 시에서는 “사랑합니다”라고 표현해 모두를 감동시켰다.
또한 강점순 할머니는 “20살에 결혼했다. 그때는 없이 살아서 일해서 먹고 사느라고 글도 못 배우고 일만 했다”며 운전면허를 따고 싶지만 글을 몰라 필기시험을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벚꽃구경 한 번 못하고 선물도 못 사준 게 한이 된다면서 ‘빨간 찌푸차’라는 시를 지어 찌푸차를 몰고 부모님과 여행가고 싶다는 시를 써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또한 이순자 할머니는 배움에 대한 행복을 표현한 시를 써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스펙터클한 게임이나 기상천외한 복불복 게임은 없었지만 가슴 따뜻한 사람 간의 정, 그리고 할머니 시인들의 진심이 담긴 인생시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 방송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1박2일’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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