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예정화 비판하되, 소모적 헐뜯기는 피하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17 21: 20

 방송인 예정화를 향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유인즉슨 박물관에 있는 매화를 훼손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소 SNS에 셀카 사진을 자주 올렸던 행실과 맞물려 네티즌들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예정화는 최근 전라북도 전주시 풍남동에 위치한 경기전에 방문했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기전의 명물로 불리는 ‘용매화’ 앞에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명물로 불리는 이 매화는 마치 용이 하늘로 비상하는 것처럼 오르다가 다시 땅을 향해 솟구치는 형상을 했다고 해서 용매화라고 불린다.
이날 예정화가 올린 사진을 보면 촬영을 위해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그녀는 매화나무 옆에 쪼그리고 앉아 한 손에는 꽃의 나뭇가지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을 뻗어 용매화 나뭇가지를 잡고 있다. 문제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는 보호구역에 들어가 인증샷을 남겼다는 것과 더불어 나뭇가지를 꺾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면서부터다.

논란이 일자 예정화의 소속사 데이드림 측은 17일 오전 “예정화가 화보 촬영차 방문한 전주에서 찍은 사진으로 해당 매화 가지는 촬영용 소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정화가 나무를 훼손하지는 않았으나 출입이 제한된 공간에 입장해 사진을 촬영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진심으로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다”고 1차 사과를 했다.
하지만 나뭇가지가 직접 꺾은 것인지 아니면 소품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비난이 들끓자 2차 보도자료를 내고 “예정화가 손에 들고 있는 꽃은 촬영용 소품”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소속사의 대처로 어느 정도 논란이 가라앉긴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예정화의 인증샷에 대해 “(매화꽃)가지를 꺾지 않은 것이라면 법적인 문제는 없다. 전주 경기전 와룡매 자체가 비공개 지역도 아니다. 다만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것에 대해 도의적으로 잘못을 물을 수는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예정화가 법적인 제재를 받게 될 일은 없지만 도덕적인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라인상에는 ‘예정화의 잘못이다’ ‘잘못했지만 사과했으니 용서해주자’는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불꽃 튀는 각축전이 벌어졌다. 지역사회 차원에서 보호하는 명물과 인증사진을 남기기 위해 넘지 말아야 할선을 넘은 것은 분명 예정화가 잘못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예정화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속사 차원에서도 두 차례나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고, 본인 역시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비난을 위한 비난은 피해야 한다. 과거의 행동까지 싸잡아 볼썽사나운 비방과 노골적인 흠집 내기 속에 구태가 어김없이 되살아나고 있다. 네티즌 스스로도 돌아볼 일이다.
스타의 잘못을 지적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행동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정의롭다고 볼 수만은 없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모욕적인 말을 내뱉고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행동은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매의 눈을 갖고 스타들의 잘못을 들여다보는 자세가 절실하긴 하지만 네티즌의 수준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예정화 인스타그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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