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악보다 성실"..'귓속말', 소름돋게 치밀한 명대사의 재구성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4.18 09: 45

"악보다 성실한" 이상윤과 이보영의 통쾌한 반격이 시작됐다. 치밀하다 못해 소름돋는 박경수 작가의 저력이 새삼 대단하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은 법을 이용해 악행을 저지르는 무리를 뜻하는 법비에 맞서 싸우는 두 남녀, 이동준(이상윤 분)과 신영주(이보영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 
이동준은 소신있는 판사였고,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노력했지만 결국 권력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신영주의 아버지 신창호(강신일 분) 재판에서 단 한 번의 실수를 저질렀고, 이 때문에 그는 절대 평탄할 수없는 삶을 살게 됐다. 하지만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계속해서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과 그는 판이하게 달랐다. 

그는 지난 17일 방송된 7회에서 신창호에게 "재판 다시 할겁니다. 내가 잘못 내린 판결 다시 심판하겠습니다"라고 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 그는 곧바로 자신의 말을 실행에 옮겼다. 
이동준은 진범인 강정일(권율 분)에게 "자수해. 네가 김성식 기자를 죽였다고"라고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법원장 장현국(전국환 분)이 유종수 판사(조재룡 분)에게 법원장 진급을 제안하며 회유한 증거를 입수했다. 
결국 장현국은 이동준에게 고개를 숙였고, 최일환(김갑수 분)도 이동준의 손을 잡았다. 물론 강정일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그는 장현국을 만나 신창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재판을 미루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마무리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악이 성실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동준은 이보다 더 발빠르게 움직였다. 인사위원회 법관 9명을 먼저 회유한 것. 이 9명 모두 치명적인 악행을 저질렀던 인물로 자신의 죄를 덮고자 이동준의 손을 들어줬다. 
"악을 이기려면 악보다 성실해야 하니까. 이건 대법원장님에게 배웠다"고 말한 이동준은 장현국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며 복수에 성공했다. "악은 성실하다"며 첫 방송부터 소름돋는 명대사를 만들어냈던 박경수 작가의 남다른 필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던 대목. '귓속말'에 등장하는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박경수 작가의 저력이 앞으로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줄지 기대가 더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귓속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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