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신동엽, 그가 명MC인 이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4.18 11: 19

신동엽은 오래도록 명MC로 사랑받는 방송인이다. 왜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걸까. 그가 마이크를 잡은 현장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는 KBS 2TV '불후의 명곡' 3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이태헌 PD, 신동엽, 정재형, 문희준, 황치열, MC딩동이 참석했다.
6년째 굳건히 주말 예능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불후의 명곡’ MC들과 PD가 지난날을 회상하며 허심탄회하게 말을 나누는 자리였다. ‘불후의 명곡’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경쟁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MC로서는 다소 고민되는 질문일 터였다.

신동엽은 거침없었다. 초반부터 먼저 스스로가 ‘치고 나갔다’. 그는 "프로그램을 하다가 금방 접게 되는 경우도 꽤나 많았다. 오랫동안 함께 하던 프로그램도 있지만, 더 오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던 치기어린 때도 있었다"고 담담하게 자기반성으로 소감을 시작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제가 열정을 쏟고, 저 잘난 맛에 했던 프로그램들은 오래 못 갔다. 다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 오래 갔다. ‘불후의 명곡’은 가수들의 덕을 많이 봤다. 요즘 저는 어머니들의 힘을 많이 받고 있다. 더불어 가는 사회,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재치 있게 SBS ‘미운우리새끼’를 함께 언급하며 ‘불후의 명곡’ 장수 비결을 밝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가수를 꼽아달라는 것도 MC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 중 하나. 신동엽은 "잘 모르는 분이 노래를 불러서 깜짝 놀라고 명치를 찔린 듯한 분들이 있다. 알리의 첫 무대, 에일리의 첫 무대, 문명진의 첫 무대가 그렇다. 그들이 누군지 잘 몰랐다. 어느 정도 잘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첫 무대를 잊을 수 없다"고 ‘불후의 명곡’으로 유명세를 탄 가수들을 언급했다.
또한 그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故임윤택을 빼놓지 않았다. 신동엽은 "제 가슴 속 깊이 남아있는 무대는 윤택씨까지 포함된 울랄라세션의 첫 무대다. 가장 울림이 컸던 것 같다. (임윤택이)우리 곁을 떠나서 더욱 그런지는 몰라도 그렇다. 예전에 그를 욕하는 글들이 많아 시끄러웠던 상황이 중첩이 돼 더욱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다"고 말하며 고인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경쟁작인 ‘무한도전’을 언급할 때에도 신동엽은 위트와 솔직함이 묻어나는 답변으로 장내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그는 "제의가 들어왔을 때 처음엔 '무도'가 있지 않느냐며 안 하려고 했다. 편성이라는 게 운이 맞아 떨어줘져야 하기 때문이다. 저는 그 당시 가능성 없다고 봤다. 하지만 제작진이 설득을 하고,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다고 생각하니 조금만 오르더라도 뭔가 같이 가는 사람들이 더 큰 보람을 느끼지 않을까 싶더라"고 ‘불후의 명곡’에 합류하던 당시를 떠올렸다.
신동엽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릴 순 없지만 바위를 더럽힐 수는 있으니까. 아주 겸손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꽤 오랫동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매주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멋진 말로 마무리하며 앞으로도 경쟁심이 아닌, 사랑받는 자체로 감사함을 느끼며 겸손하게 프로그램을 이어나가겠단 뜻을 전했다.
그야말로 현답이었다. 솔직함, 위트, 달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마이크를 잡은 신동엽을 보고 있노라니, 그가 왜 시청자뿐 아니라 방송 관계자들의 사랑을 받는 명MC인지를 알 수 있었다. 세련된 입담과 진행 실력으로 아직까지 러브콜 1순위로 꼽히는 신동엽.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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