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칼 SNS, ‘유나이티드 항공 사태’ vs ‘클리블랜드 총기 살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4.18 16: 01

엄청난 파급 효과를 지니고 있는 SNS는 쓰는 이에 따라서 정의의 사도가 될 수도 있고, 많은 이들을 불행에 빠뜨릴 수도 있다. 글자 그대로 양날의 칼이다. 
바야흐로 SNS의 시대다. 사람들은 트위터(Twitter), 페이스북(Facebook)과 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 SNS)를 통해 이전의 매체와는 달리 쌍방향성 소통을 영위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정보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해 간다. 사람사이의 정보 공유가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를 타고 순식간에 이뤄진다.
결과적으로 사람들끼리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누구나 SNS를 통해 자신의 입으로 큰 소리로 직접 뉴스나 정보를 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미디어를 통한 정보 통제가 어려워져 자유로운 의견이나 소식 전파가 가능한 장점이 생겼지만 ‘가짜 뉴스’ 차단이나 소셜 미디어 상의 범죄를 막기 힘들다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해외 IT전문매체 벤처비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일주일 사이 발생한 두 사건은 SNS를 사용한 최선의 경우와 최악의 경우로 나눠진다”고 보도했다. 바로 ‘유나이티드 항공 사태’와 ‘클리블랜드 총기 살인사건’이다.
미국의 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 9일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하는 유나이티드항공 비행기에 탑승한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 박사를 공항 경찰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내려 논란이 됐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사고 발생 당시 오버부킹이 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상을 알고 보니 다른 항공사에 탑승해야 되는 승무원을 태우기 위해 강제로 승객을 끌어내린 것이었다.
다오 박사가 다음 날 ‘환자와 약속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자 경찰에 연락해 강제로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다오 박사는 코가 부러지고 앞니 2개가 뽑혔으며, 강한 충격으로 뇌진탕 증상을 보였다. 충격적인 유나이티드 항공의 만행은 폰 동영상으로 촬영된 이후 SNS 상을 통해 빠르게 번져 나갔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인 장소가 아닌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공론화됐다.
SNS에서 빠르게 퍼진 동영상에서 나이 든 다오 박사가 폭행당하는 모습은 결코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10억 달러 규모의 거대 기업의 만행을 일깨우는 데는 큰 도움이 됐다. 벤처비트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영업 방침을 재검토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소셜 미디어의 특성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스티브 스티븐스라는 한 남성이 도심을 지나는 행인에게 총을 쏘는 동영상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스티븐스는 인도를 걷는 로버트 고드원이라는 노인에게 다가가 총을 꺼내며 조이 레인(Joy Lane)이라고 말하라고 했으나 그가 모른다고 답하자 행인의 머리에 총을 쐈다.
문제는 스티븐스가 살인 사건을 그대로 녹화한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것이다. 스티븐스의 살인 동영상은 페이스북에서 3시간 이상 방치된 채 인터넷 상에 그대로 노출됐다. 페이스북은 “영상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이유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한 시간 넘게 동영상을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변명했다.
이번 사건 말고도 자살이나 폭탄 테러 등 충격적인 동영상이 SNS을 통해 빠르게 번지기도 한다. 이것뿐만 아니라 수많은 범죄집단들도 SNS을 자신들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SNS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군인을 모집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한국의 한 청소년이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다 이슬람 국가에 참여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벤처비트는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하나의 언론인이자 1 인칭 영화 제작자가 될 수 있다. 21세기 들어오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역사에 남을 만큼 중요한 사건을 포착하고 퍼트린 사례가 넘쳐난다”라고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는 양날의 칼이라 볼 수 있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명암이 엇갈린다. 평소에 가볍게 하지만 자신을 베는 위험한 칼날이 될 수도 있고 잘만 쓰면 중요한 목소리나 주제를 전 세계에 손쉽게 확산시킬 수도 있다. 결국 소셜 미디어의 방향은 사용하는 사람의 목적에 따라 천차만별로 갈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위는 대표적인 SNS 스냅챗, 페이스북, 트위터. 중간은 유나이티드 항공 사태에 항의하는 레인보우 연맹. 아래는 세계 최대의 SNS 페이스북.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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