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드FC 챔프' 김수철, "관장님, 감사합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4.19 06: 46

# 내 이름은 김수철, 26살. 드디어 억대연봉에 진입했어.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 관비를 낼 수 없었지만 지금은 완전 달라졌어. 평범한 학생에서 밴텀급 챔피언이 된 내 이야기를 들어 볼래. 
김수철은 지난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XIAOMI ROAD FC 038에서 ROAD FC 밴텀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코리안 모아이' 김민우와 3라운드 내내 공방전을 벌인 끝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김수철은 강경호, 이길우, 이윤준에 이어 ROAD FC 밴텀급 4대 챔피언으로 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김수철이 MMA를 시작한 것은 만 16세가 됐을 때였다. 당시 일본의 프라이드와 K-1이 흥행했다. 김수철은 해외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열광했고, 집 앞 5분 거리에 있는 팀포스에 눈길이 갔다.   

당시 팀 포스는 국제종합체육관이라는 합기도 도장이었다. ROAD FC 정문홍 대표와 김수철이 처음 만난 곳도 여기다. 김수철은 몇 차례 망설인 끝에 정문홍 대표와 통화했고, 다음 날 정문홍 대표를 처음 마주하게 됐다.   
정문홍 대표와 김수철의 만남은 다이나믹했다. 김수철을 처음 본 정문홍 대표는 나이를 물어본 후 곧바로 글러브를 끼고 스파링을 제안했다. 얼떨떨했지만, 김수철은 응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KO. 김수철은 정문홍 대표의 니킥과 하이킥을 맞고 쓰러졌다.   
당시 김수철은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보다는 ‘관장님이 정말 멋있다. 나도 저렇게 멋진 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김수철은 체육관에 등록해 관원이 됐고, 정문홍 대표의 제자가 됐다. 
김수철은 부모님의 반대에 몰래 운동을 하는 학생이었기에 체육관비를 낼 돈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일주일, 한 달이 지나도 돈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정문홍 대표는 돈을 요구하기는커녕, 김수철이 배고프다고 하면 밥까지 사주며 그를 도왔다. 김수철이 열심히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수철은 아버지처럼 자신을 보살펴주는 정문홍 대표의 가르침에 묵묵히 MMA 선수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국내에 MMA리그가 없었다. 정문홍 대표와 김수철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원정 시합을 뛸 수밖에 없었다. 한국 선수들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도 힘들었다. 정문홍 대표는 결국 제자들을 위해 ROAD FC를 만들었다. 제자들이 뛸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ROAD FC는 김수철, 김석모 등 팀포스 선수들은 물론이고, 한국의 MMA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유일한 무대였다. 그렇게 ROAD FC에서 성장한 선수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파이터가 됐고, ROAD FC는 MMA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꿈의 리그가 됐다.
김수철은 ROAD FC는 물론, 해외에서 시합도 뛰고, 강자들과 경쟁했다. ROAD FC 정문홍 대표의 뜻이었다. 김수철을 강하게 키우기 위함이었다. 김수철은 정문홍 대표의 지시에 그 어떤 불만도 가지지 않고, 묵묵히 따라왔다.   
그 결과 김수철은 국내 MMA선수 최초로 3개 단체 챔피언이 됐다. 만 18세의 나이에 일본의 RISING ON 페더급 챔피언, 싱가포르 ONE CHAMPIONSHIP 밴텀급 초대 챔피언에 이어 ROAD FC 밴텀급 챔피언까지 됐다. 돈 한 푼이 없어 체육관비도 내지 못한 가난한 학생이 억대 연봉을 받는 ROAD FC의 스타가 된 것.   
김수철은 “나에게 관장님은 은인이다. 사실 내가 체육관을 다닐 때 부모님도 반대하시고 몰래 다녀서 돈이 없었다. 그런데 관장님께서 돈을 안내도 된다고 하셨다. 내가 열심히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를 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체육관비도 받지 않으셨고, 배고프다고 하면 밥도 사주셨다. 나에게는 사회의 아버지다. 내가 내 미래를 생각하는 것보다 더 먼 나의 미래를 봐주시는 게 관장님이다. 관장님 덕분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관장님께 정말 감사하다”라며 정문홍 대표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ROAD FC는 챔피언 혹은 챔피언급인 선수들에게 억대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챔피언이 된 김수철은 당연히 억대 연봉의 수혜자가 됐다. 여기에 스폰서로부터 받는 비용까지 합하면 김수철은 앞으로 경기당 4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