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行열차②] '베를린의 여왕' 김민희, 칸도 사로잡을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29 10: 02

 정말 운이 좋다. 배우 김민희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다. 그녀에게 올해는 굉장히 뜻 깊은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2월 열린 제67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5월 열리는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도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아서다.
아무리 ‘홍상수 감독의 뮤즈’라지만 한 해 동안 세계에서 인정받는 유수의 국제 영화제에 두 번이나 선다는 것은 배우로서도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베를린, 칸, 베니스는 다국적 고품격 예술영화 위주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진정한 작품성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인 것이다. 여기서 김민희의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것은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그녀가 홍 감독과 연인 사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서는 그 가치가 상쇄됐지만 말이다.

바야흐로 김민희의 시대다. 연기력뿐만 아니라 외모에도 물이 올랐다. 영화 ‘아가씨’에 나온 김민희를, 집 담벼락에 만개해 붉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장미꽃처럼, 넋을 잃고 바라봤다. 오죽하면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속 김민희를 향한 권해효의 대사가 “너 진짜 더 예뻐졌다” “매력이 많다”였겠나. 겹겹이 겹쳐진 매력은 이제 어느 여배우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다.
김민희가 2월에는 ‘베를린의 여왕’이었다고 한다면, 5월에는 가히 ‘칸의 여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김민희 권해효 김새벽 등이 출연하고 홍상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21번째 장편영화 ‘그 후’가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수상 여부를 떠나서 같은 해에, 두 개의 영화제에 선 여배우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등학교 파트타임 교사이자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홍 감독의 20번째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도 올해 비경쟁 부문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했다. 홍 감독의 두 작품이 동시에 가게된 것. 이 영화에도 김민희가 출연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그 후’가 어떤 스토리를 담았는지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김민희가 이번에는 어떤 캐릭터를 맡아 얼마나 발전된 연기를 펼쳤을지도 궁금증을 높인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그녀의 행보가 놀라울 따름이다.
김민희가 ‘베를린의 여왕’에 이어 ‘칸의 여왕’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면 배우 인생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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