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피어밴드? 김태균에게는 어림 없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4.22 05: 53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김태균(35·한화 이글스)에게는 변함 없었다.
지난 2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서 열린 2017 KBO 리그 한화와 kt wiz의 경기서 주목을 받은 건 김태균다. 김태균은 전날 62경기 연속 출루를 달성하며 통산 KBO 리그 최다 연속 출루 기록 타이에 1경기 차로 다가섰다. 펠릭스 호세(은퇴)의 10년 묵은 기록을 바꿀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아 보였다. 아무리 공을 잘 보고 잘 치는 김태균이라고 하지만 상대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2·kt wiz)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평균자책점 4점 중반대를 기록하던 피어밴드는 올 시즌 완전히 달라져 개막 후 3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0.36을 기록했다.

너클볼이라는 까다로운 구종을 추가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개막 후 3경기서 25이닝 동안 단 1개의 볼넷도 주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안타도 적어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은 0.56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태균은 피어밴드를 상대해서 나쁜 기억이 없었다. 김태균은 2016년까지 20타수 6안타(.300) 4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럼에도 한화 김성근 감독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리지 않았다. 그는 피어밴드를 평가하며 "쓸 데 없는 볼이 없다. 완전히 자신을 갖고 던지더라"고 인정하면서 "(김태균이 피어밴드에게 좋다고 하지만) 작년까지의 일이다"고 선을 그었다. 피어밴드의 투구 스타일이 바뀐 데다가 제구력까지 급상승한 만큼 다른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은 피어밴드에 여전히 강했다. 2회초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은 피어밴드의 2구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가 130m에 달하는 대형 홈런이었다. 실투는 아니었다. 피어밴드는 김태균의 몸쪽으로 141km/h의 직구를 던졌다. 그럼에도 김태균은 정확한 타격으로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63경기 연속 출루를 위해 다툴 필요가 없었다. 김태균은 첫 타석에서 깔끔하게 호세가 세운 KBO 리그 최다 연속 출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만족하지 않았다. 김태균은 4회 타석에서는 외야 뜬공으로 한 차례 숨을 골랐지만, 6회 또 다시 적시타를 가동해 피어밴드에 추가 실점을 안겼다. 김태균의 맹타에 피어밴드는 6회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활약으로 김태균은 피어밴드와 통산 상대 전적에서 23타수 8안타(.348) 5홈런 3볼넷을 기록하게 됐다. 김태균으로서는 피어밴드에 대한 좋은 기억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됐다. 좋은 타격감을 유지한 김태균은 8회 적시타를 또 가동해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3할5푼, 출루율은 4할6푼7리로, 물 오른 타격감과 선구안을 자랑하는 김태균은 22일 kt전에서 최다 출루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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