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차우찬-최형우, 슬라이더 노림수에 당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4.22 20: 26

 지난해까지 푸른 사자 유니폼을 함께 입었던 최형우(34, KIA)와 차우찬(30, LG)이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에서 처음 만났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LG전에 LG 선발로 차우찬이, KIA 4번타자로 최형우가 나섰다. 경기 전 최형우는 "바깥쪽 변화구로 막 들이밀 것 같다. 공을 잘 골라 볼넷 작전이다"고 웃었다. 차우찬은 "형우 형 앞에 주자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고 했다.
1회 첫 대결. 차우찬이 바라지 않았던 주자 있는 상황, 2사 2루. 게다가 득점권이었다.

차우찬은 최형우의 예상대로 바깥쪽 변화구로 승부했다. 초구 스트라이크(커브 115km), 2구 슬라이더(137km), 3구 커브(113km)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바깥쪽 슬라이더(136km)로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차우찬은 3회 2사 1루에서 김주찬에게 우측 펜스를 맞는 2루타로 한 점을 허용했다. 다음 최형우 타석. 또 2사 2루에서 최형우와 만났다.
차우찬은 철저하게 슬라이더로 승부했고,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36km 슬라이더로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최형우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노렸으나, 타구는 외야 잔디밭까지 물러나 있던 2루수 손주인이 손쉽게 처리했다.
6회 세 번째 대결에서는 최형우가 웃었다.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차우찬의 초구 슬라이더(134km)를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라인드라이브로 넘겼다. 2-2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포였다. 앞서 두 차례 당했던 슬라이더를 노렸고, 때마침 차우찬의 슬라이더는 한가운데 높게 몰렸다. 동점을 내준 차우찬은 나지완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맞으며 3-2 역전을 허용했다.  
차우찬은 7이닝 7피안타 7탈삼진을 잡으며 3실점, 2-3으로 뒤진 8회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형우와의 맞대결은 3타수 1안타. 그러나 안타 하나가 뼈아픈 동점 홈런이었다. 최형우의 승리였다. 
최형우는 경기 후 "차우찬과 처음 상대하는데 별 생각없이 들어갔다가 변화구 각이 너무 좋았다. 두 번째 타석부터 타석 위치를 조금 앞으로 당긴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며 "아직 타격이 완전하지 않다. 나쁘지도 않고, 좋은 것도 아니다. 몰아치는 것은 아닌데 조금 더 집중해야 겠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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