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잊지 않을게요"..'불후'가 세월호를 추모하는 법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4.23 06: 49

'불후의 명곡'이라서 가능한 무대였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는 인순이부터 전인권까지, 역대 전설들이 출연해 후배들과 무대를 꾸몄다. 화려한 무대들이 시선을 사로잡은 가운데, 뮤지컬 선후배 남경읍과 민우혁의 무대가 남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남경읍과 민우혁이 선곡한 곡은 김수철이 1983년에 발표한 '못다핀 꽃 한송이'. 한국인 특유의 원초적인 한을 담은 이 노래는 얼마 전 3주기를 맞이한 세월호 사건을 연상시키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생엔 따뜻한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세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두 사람의 무대는 경건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이 느껴지는 퍼포먼스로 감동을 더했다. 
특히 무대 뒤 교복을 입은 채 등장하는 수십 명의 합창단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떠올리게 하며 보는 이들을 눈물 짓게 했다. 실제로 무대를 보던 주현미는 연신 눈물을 훔쳤고, 노브레인 역시 "아버지와 아들이 잃어버린 동생을 위해 기도하는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 결과 남경읍과 민우혁의 무대는 436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앞서 승리를 거두고 있던 전인권과 박기영을 꺾고 1승을 차지했다. 이는 민우혁에게 개인 최고 기록으로 1승이라는 의미있는 성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보다 의미있는 것은 바로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가슴 아파하던 시청자들과 그 희생자들을 위로한 두 사람의 노래였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준 것.
비록 이날 우승은 441점을 기록한 인순이와 정동하에게 넘어갔지만, 남경읍과 민우혁이 남긴 깊은 감동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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