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제외' 러프, 에반스처럼 되지 말라는 법 없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4.23 09: 00

다린 러프(삼성)가 닉 에반스(두산)처럼 1군 엔트리 제외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까. 
러프는 22일 대구 NC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러프는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로서 큰 기대를 모았으나 타율 1할5푼(6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에 머물렀다. 특타 훈련을 자청하고 영상 자료를 통해 장단점을 분석하는 등 타격감 회복을 위해 안간 힘을 썼다. 3루 땅볼을 친 뒤 1루에서 헤드 슬라이딩을 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프는 타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극에 달했다. 이에 삼성은 러프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한수 감독은 "러프가 자신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타석에서 스윙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2군에서 준비하면서 제 모습을 되찾아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에 큰 공을 세웠던 에반스 또한 2군에서 재충전을 기회를 가진 뒤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에반스는 지난해 18경기에 출장했으나 타율 1할6푼4리(61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군 엔트리 제외는 에반스에게 최고의 전환점이었다. 5월 타율 3할5푼1리(77타수 27안타) 7홈런 21타점에 이어 6월 타율 3할6푼6리(93타수 34안타) 7홈런 22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정규 시즌 타율 3할8리(400타수 123안타) 24홈런 81타점으로 마감한 에반스는 한국시리즈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1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했다. 
에반스는 "시즌 초반에 부진하다 2군에 내려가서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찾았던 것이 컸다. 1군에서는 매 경기가 전쟁이지만 2군에서는 성적에 대한 부담없이 그날 그날 내가 필요한 부분에 맞춰 집중적으로 연습을 할 수 있었고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2군 코치들로부터 여러 가지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아 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덕분에 1군에 다시 올라와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러프는 메이저리그 경력만 따지면 KBO 리그 외국인 타자 가운데 최상급에 속한다. 빅리그에서도 장타생산 능력을 검증받은 선수로서 잠재적인 홈런왕 후보에 포함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KBO리그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하다. 
삼성은 투타 엇박자 속에 순위표 맨 아래 머물러 있다. 타선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4번 러프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뒤집어 본다면 러프가 제 몫을 해준다면 타선 전체가 살아난다. 재충전을 마치고 복귀한 러프가 에반스처럼 불방망이를 휘두른다면 삼성의 대반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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