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바라기' 박세웅이 말하는 배터리 '케미'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3 06: 05

박세웅,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의 리드 예찬
"연패 끊었으니 다음 등판에서는 연승 잇고 싶다"
그저 유망주 같았는데 어느덧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롯데의 영건 박세웅(22) 이야기다.

박세웅은 22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을 거뒀다. 롯데는 박세웅의 호투를 앞세워 5연패에서 탈출했다.
5연패 중인 상황. 이제 갓 22세인 박세웅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세웅은 '토종 에이스'답게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박세웅은 경기 후 "연패 중인 상황은 사실 크게 부담되지 않았다. 내 것만 잘하면 연패를 끊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라며 "타선이 석 점을 뽑아줬다. 특히 2회 선취점을 내준 뒤 곧바로 동점을 만들어준 게 마음 편히 던진 원동력이었다"라며 팀 타선에 공을 돌렸다.
박세웅의 이날 경기 투구수는 92개. 역대 개인 최다 이닝인 8이닝은 물론 그 이상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세웅은 8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진에 넘겨줬다. 박세웅은 "투구수가 적긴 했다. 하지만 불펜 형들이 완벽하게 막아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라며 "다음에도 8~9회에 마운드에 오를 만한 투구를 선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몸을 낮췄다.
1회 징크스를 넘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박세웅은 올 시즌 1회 피안타율 4할6푼2리, 피출루율 5할3푼3리를 기록 중이었다. 두 타자 중 한 명은 무조건 1루에 내보낸 꼴이었다. 박세웅은 지난해에도 1회 피출루율 4할3푼으로 고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삼자범퇴로 깔끔히 틀어막았다. 배터리 강민호의 리드가 주효했다.
박세웅은 "앞선 세 경기서 1회 투구수가 많아 힘든 경기를 펼쳤다. (강)민호 형이 경기 전, 1회부터 빠른 카운트에서 적극적인 승부를 하자고 주문했다"라고 운을 뗐다. 강민호는 박세웅에게 "힘줘서 강하게 던지는 것보다 코너워크에만 신경 쓸 때 구위가 더 좋다. 네 공을 믿고 제구에 신경 쓰면 좋은 결과 있을 거다"라고 강조했고 박세웅은 이를 믿고 실행했다. 아무리 좋은 리드라도 투수가 공을 던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배터리의 호흡이 빛나는 대목이었다.
박세웅의 강민호 예찬은 멈추지 않았다. 박세웅은 "선취점을 내줘 오히려 더 집중해서 던졌다. 위기 상황에서 포크볼을 주로 썼는데 지난 등판 때와 달리 잘 떨어졌다. "중요한 상황에서 민호 형이 낸 사인에 상대 타자들이 헷갈려했다"라며 승리 이유를 설명했다.
과거 고원준(두산)부터 지금의 박세웅까지. 롯데 '영건' 투수들은 경기 후 인터뷰 때마다 모든 공을 강민호에게 돌렸다. 강민호만 믿고 던져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박세웅 역시 '강민호바라기'라고 불릴 만큼 경기 전, 도중, 그리고 후까지 강민호 곁에서 이것저것 물어보며 성장하는 중이다.
박세웅은 "난 이제 풀타임 선발 2년차다. 하지만 민호 형은 10년 이상 주전 마스크를 쓴 선수다. 국가대표 포수 아닌가. 타자들에 대한 정보는 물론 여러 노하우가 있다"라며 강민호를 의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훈련 때부터 실전까지 내 공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 역시 민호 형이다. 날마다 이상한 점이나 좋은 부분을 바로 체크해준다. 투수로서는 그런 점이 상당히 도움된다"라고 밝혔다.
벌써 시즌 3승이다. 페이스가 빠른 만큼 박세웅은 지난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박세웅은 지난해에도 첫 네 경기서 3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즌을 7승11패로 마쳤다. 박세웅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작년의 경험이 도움될 것이다"라며 "기복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라고 진단했다.
연패 스토퍼의 역할을 다해낸 박세웅. 승리에 만족할 법도 한데 그의 초점은 다음 등판에 맞춰져있었다. 연패를 끊었으니 다음 등판에서는 연승을 잇고 싶다는 그는 어느덧 롯데의 에이스로 성장해있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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