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눈물 왕자' 이형종, 5툴 플레이어가 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4.24 05: 55

 LG 이형종(28)이 타자 전향 3년 차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를 지켜보는 코칭스태프, 팬,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이형종은 24일 현재 쟁쟁한 KBO리그 타자들 사이에서 타격 3위(.391), 최다안타 공동 6위(27개), 홈런 공동 15위(3개), 도루 공동 3위(5개)에 올라 있다. 올해로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한 이형종은 뛰어난 야구 재능으로 '5툴 플레이어'(파워, 컨택, 주루, 수비, 송구)로 손색이 없다.
지난 주말 KIA와의 3연전에서는 타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파워, 컨택, 주루)을 보여줬다. 21일에는 장타력을 뽐냈다. 1회말 KIA 팻딘의 커터를 공략해 선두타자 홈런을 터뜨리며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2일에는 뛰어난 컨택 능력을 자랑했다. KIA 에이스 양현종으로부터 2안타를 뽑아냈고, 통산 250세이브를 앞둔 임창용에게 적시타를 터뜨리기도 했다. 5타수 4안타.
그리고 23일에는 도루 2개를 성공하며 스피드를 자랑했다. 특히 4회에는 볼넷으로 출루, 좌익수 뜬공 때 1루에서 2루까지 태그업, 3루 기습 도루 성공 그리고 1사 3루에서 전진 수비를 한 KIA 내야진 상대로 2루수 땅볼 때 홈까지 파고 들었다. 두 차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의 허슬 플레이로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됐다. 3연전에서 10타수 8안타(1홈런) 3타점 4득점 3도루, 그라운드를 휘집었다.
투수 출신이라 어깨도 강하다. 넓은 수비 범위의 중견수가 주포지션이지만 좌익수, 우익수까지 외야 3개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KIA 타자들의 안타성 타구를 몇 차례 걷어내기도 했다.
타석에서 워낙 적극적으로 휘둘러 볼넷이 적었지만, 3연전에서 볼넷 3개를 고르며 침착성과 선구안까지 보여줬다. (현재 76타석에서 5볼넷이다). 이제 20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하는 모습이다.
고교 시절 에이스 투수로 활약한 야구 센스가 타자로서의 능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고교 때도 방망이 실력이 괜찮았다는 평가다. 올해 장타력을 늘이기 위해 레그킥을 시도했고, 효과를 보고 있다. 서용빈 LG 타격코치는 "레그킥은 타격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투수 경험으로 중심 이동이 좋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형종은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겪어왔다. 2008년 특급 고교 에이스로 1차 지명을 받아 계약금 4억 3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하지만 입단하자마자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2년간 재활에 매달렸다. 2010년 5월 프로 첫 등판에서 유일한 승리를 기록했지만, 2번째 경기 만에 다시 팔꿈치 부상이 재발됐다.
거듭된 부상에다 젊은 혈기로 은퇴 의사를 밝혀 그해 8월 임의탈퇴 공시됐다. 이후 골프 선수에 도전하는 등 방황을 하다 다시 야구 복귀 의사를 밝혀 2013년 6월 임의탈퇴가 해제돼 LG 유니폼을 입었다. 투수로 재도전했으나 부상 후유증으로 2014시즌을 마치고 타자로 전향,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기대되는 타자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시즌 초반 잠재력을 터뜨리며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10년 전, 2007년 대통령배고교야구 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에 주저 앉아 눈물을 흘려 ‘눈물의 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형종은 이제 '광토마'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으며 LG의 주축 타자로 떠오르고 있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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