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폭풍주루+우익수' 테임즈, MIL 보배로 떠오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24 06: 29

밀워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루 포지션에 도박을 했다. 크리스 카터(31·뉴욕 양키스)를 방출하고, 에릭 테임즈(31)를 그 대체자로 영입했다. 테임즈에게 쓴 3년 1600만 달러는, 스몰마켓인 밀워키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었다.
카터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타율이 2할1푼8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해 41개의 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르는 등 한 방은 확실한 선수다. 그런 카터를 방출하고 MLB에서 한 차례 실패한 경력이 있는 테임즈를 영입한 것에 대한 의구심은 당연했다. 그렇다고 테임즈의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테임즈는 밀워키 수뇌부를 ‘천재’로 만들어버렸다.
크레익 카운셀 밀워키 감독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테임즈 칭찬에 바빴다. 카운셀 감독은 최근 테임즈의 맹타는 물론, 1루는 물론 우익수 등 외야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팀의 로스터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테임즈는 24일 다시 외야로 나갔다.

테임즈는 23일까지 16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1루수로 14경기, 좌익수로 1경기, 우익수로 1경기에 나갔다. 이날은 두 번째 우익수 출전이었다. 전반적인 수비는 무난했다. 특별한 실수 없이 자기 포지션을 지켰다.
카운셀 감독은 테임즈를 팀 부동의 외야수로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상대 선발 유형이나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테임즈를 외야로 보내면서 로스터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카터에게는 기대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주루도 마찬가지다. KBO 리그 시절인 2015년 역사적인 리그 첫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자인 테임즈는 MLB에서는 도루 시도를 자제하고 있다. 테임즈는 주로 2번 타순에 나서고 있고, 뒷타자는 팀의 간판타자 라이언 브런이다.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게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시도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질주 본능은 여전했다.
24일 1회 장면이 상징적이다. 무사 1루에서 3루 땅볼을 친 테임즈는 전력질주 끝에 1루로 먼저 들어가 병살을 막았다. 웬만한 주력이 아니면 병살로 이어질 법한 타구였다. 이후에는 폭풍주루까지 선보였다. 순간적인 가속력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한 번 탄력이 붙으면 막기 어려운 테임즈 특유의 주루가 그대로 드러났다.
브런의 좌익수 옆 2루타 때 힘차게 스타트를 끊은 테임즈는 가속을 붙였다. 당초 3루 코치의 사인은 3루에서 멈춤 지시였다. 테임즈가 3루에 도달할 때쯤 좌익수 그리척도 공을 글러브에 넣으려는 찰나였다. 무리하게 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좌익수 그리척이 공을 한 번 더듬자 사인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테임즈는 한 번 멈칫거린 상황에서도 다시 속도를 올려 홈을 먼저 밟았다. 관중석에서는 테임즈의 주루에 대한 박수가 쏟아졌다.
한 번 속도를 줄인 상황에서 다시 일정 수준의 속력을 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테임즈의 신체는 그러한 과부하를 버틸 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역시 카터에게는 기대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과 부쩍 좋아진 선구안은 '강한 2번'의 이상적으로 부합한다. 여기에 포지션 활용도에 주루 능력까지. 이런 테임즈의 다재다능함은 그의 롱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밀워키의 보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밀워키(미 위스콘신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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