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도 아프고 불안했다..'23'에 실어보낸 위로 [종합]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4.24 16: 23

밴드 혁오가 또 한 번 현실과 마주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이 시대 청춘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안겼다.
혁오는 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첫 정규앨범 '23' 발매기념 음감회를 가졌다. 말주변이 없기로 정평이 나있는(?) 혁오는 이날도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수줍게 이어갔다. 그들은 "많이 긴장되고 너무 떨린다"며 "오랫동안 준비한 앨범이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데뷔 2년 반만의 첫 정규음반으로 더블타이틀곡 '톰보이'와 '가죽자켓'을 내세웠다. 혁오는 "2년 전부터 고민을 많이 한 앨범이다. 그동안 예상치 못하게 운이 좋은 기회를 많이 얻었다"며 "새로운 메시지를 가지고 가는 것이 좋을까 기존의 정서들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규앨범이 한장도 없다보니까 마침표를 찍어야할 것 같았다. 이전까지의 공허함, 염세적인 메시지를 그대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혁오가 생각하는 청춘이란 무엇일까. 오혁은 "'청춘'이라는 단어에 두 가지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청춘 그 자체이기때문에 찬란한 의미가 있다. 반면 그 흘러가는 순간 사이에는 방황하는 청춘도 있다. 그런 청춘들 두 가지를 담으려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의 25살을 표현하자면 '난 이제 어떡하지' 이런 느낌이다"라며 "우리가 모였을 때 록스타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재밌는 것을 오래하자가 우리의 모토다"고 자부했다.
혁오의 이번 앨범에는 더블타이틀곡 뿐만 아니라 'Burning youth'(버닝 유쓰)', 'Tokyo Inn'(도쿄 인)', 'Wanli万里'(완리), 'Die Alone'(다이 얼론), 'Paul'(폴)' 등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총 12곡을 수록, 특유의 감성과 화법으로 이 시대 모든 청춘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3개 국어로 곡을 쓴 만큼 해외진출도 노려볼 수 있을 터. 오혁은 "해외진출에 대한 마음은 굉장히 있다"며 "그렇다고 가사를 다양한 언어로 쓴 것은 아니다. 곡의 분위기에 맞춰 그렇게 설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혁오는 이번 앨범의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위해 미국, 독일, 몽골 등으로 건너가 음악과 뮤직비디오 작업을 했다. 독일 베를린에선 한달 간 칩거하며 앨범 믹스 작업을 마쳤으며 뮤직비디오는 몽골에서 찍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혁오는"나라마다 가진 특성이 있다. 그런 것들을 경험하는 것이 재밌었다"며 "새로운 경험을 통해 배워가는 것들이 있었다. 굉장히 좋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혁오가 마냥 순탄하게 앨범작업을 한 것이 아니다. 오혁은 "재작년에 한달 사이 친구들이 떠나는 아픔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2년이 지난 이후 돌아보니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더라. 그런 마음을 수록곡 'Simon'에 담았다. 그래도 가끔씩 너희가 생각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며 그들 역시 청춘임을 새삼 깨닫게 했다. 오혁은 "내가 그동안 불안하고 우울한 태도가 있었다. 하지만 그걸 숨기려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분노가 쌓였다. 그게 사운드와 가사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저희는 대중적인 밴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업하면서 하나둘 대중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번 앨범에 트랙이 다 완성된 후 대중적이지 않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지금 고민 중이다”며 "대중성을 맞춰볼까 싶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더라"고 토로했다.
또 오혁은 슬럼프가 왔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슬럼프가 왔을 때 원인이 무엇인지 결론을 내지도 못했다"며 "갑작스러운 인기 등 여러가지가 복합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불안했다는 혁오. 그들도 이런 청춘이기에 어떤 뮤지션보다 뜨거운 위로를 건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23'에 담겨진 혁오의 위로는 더욱 진정성있게 팬들에게 다가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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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두루두루A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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