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타순 엇박자, ‘선두타자 이대호’ 최소화가 우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4.25 06: 00

톱니바퀴가 계속 어긋난다. 선두타자로 나서는 이대호(35·롯데)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롯데의 득점력 빈곤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지난 주 NC와 넥센을 상대로 단 1승5패에 그쳤다. 투수진의 평균자책점도 5.71로 부진했지만 무엇보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6경기에서 18득점만 올리면서 경기 당 평균 3점에 머물렀다.
득점을 내지 못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득점권에서 부진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주 득점권에서 롯데는 타율 1할8푼9리(53타수 10안타)에 머물렀다. 지난 주 타선의 잔루도 48개로 많은 편이었다. 개막 2주차가 지날 때까지만 하더라도 롯데는 득점권 타율 3할1푼(116타수 36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 롯데는 심각한 득점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득점권 부진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중심 타선, 특히 이대호 앞에 주자들이 누상에 많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차리고 중심 타선이 해결하는 기본적인 득점 공식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는 것. 현재 롯데에서 아군에게는 편안함을 안겨주면서 적군에는 가장 위압감을 심어줄 수 있는 타자가 이대호인데, 그런 상황이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지난 주 4번 타자 이대호 앞의 1~3번 타순의 출루율은 3할2푼1리였다. 테이블세터진과 중심 타선 중 출루 능력이 높은 타자가 포진하는 3번 타순까지 포함한 출루율 치고는 낮은 편이다. 김문호, 나경민, 앤디 번즈, 손아섭 등이 1~3번 타순에 주로 자리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치로 봤을 때 절대 높은 수치가 아니다. 결국 4번 타자인 이대호가 주자들이 없을 때 타석에 들어선 경우가 13차례나 됐다. 지난 주 이대호가 25타석에 들어섰던 것을 생각하면 절반 이상, 이대호의 타순 때 누상에 주자가 없었다. 또한 이닝의 선두타자로 등장한 것도 6번이나 됐다.
주자 없는 상황, 그리고 이닝의 선두타자로 이대호를 맞이했을 때 상대 투수들이 느끼는 위압감은 반감되기 마련. 홈런을 맞아도 1점 홈런이고, 누상에 주자가 나갔을 때도 이대호는 위협적인 주자가 아니다. 현재 롯데가 갖고 있는 타순의 엇박자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게 하는 대목이다.
출루 능력이 좋은 이대호를 테이블세터에 포진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4번 타자 이대호는 붙박이다. 이대호 앞에서 주자들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타순 조합을 짜야하는 것이 코칭스태프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몫으로 남겨진다. 물론 타선 전체가 집단 슬럼프에 빠진 상황에서 새로운 조합을 찾는 것도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조합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롯데의 해결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이대호다. 이대호의 본인의 파괴력과 이대호가 만든 ‘우산 효과’로 팀 타선이 시너지를 냈다. 하지만 해결사 이대호를 활용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이다. 이대호가 선두타자로 나서고, 주자들이 없는 상황에 나서는, 타순의 엇박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롯데에는 급선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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