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날' 최재훈, 마음 한구석 박건우 걱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25 06: 11

"지금 힘들어도 건우는 잘해낼 것이다". 
두산에서 한화로 이적한 포수 최재훈(28)은 요즘 하루하루 행복하다. 두산에선 양의지의 그늘에 가려 출장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한화에선 이적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 공수에서 펄펄 날고 있다. 힘든 줄 모르고 뛰며 '한화의 복덩이'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희열로 가슴이 벅차다. 
하지만 최재훈의 마음 한구석엔 미안함이 자리하고 있다. 절친한 1년 후배 박건우(두산)에 대한 걱정이 마음 한켠에 자리한다. 최재훈은 "지금 건우가 많이 힘들 것이다. 내가 곁에 없어 위로를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2군에 내려가서 마음을 추스르고 있을 건우 생각을 하면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최재훈이 야구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사이 박건우는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두산 주전 중견수로 자리 잡으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발탁된 박건우는 올 시즌 16경기 타율 1할8푼 9안타 무홈런 1타점 OPS .588로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 22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재훈이 한화로 트레이드가 결정됐을 때 가장 아쉬워하며 용기를 불어넣어준 선수가 집 앞에 사는 박건우였다. 최재훈은 "건우가 집에 찾아와서 많이 울었다. 건우 때문에 나도 눈물이 났다. 오랜 시간 같이 야구하면서 의지해온 사이였다. 막상 트레이드가 되고, 이제는 각자 다른 팀으로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건우와 나 모두 서운했던 모양"이라고 돌아봤다. 
두산 2군에서 동고동락한 두 선수는 모두 오랜 기간 백업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가까워졌다. 지난해 비활동기간에도 같이 개인훈련을 하며 의지를 다졌다. 당시 박건우는 실의에 빠진 최재훈에게 "이번에는 정말 잘해야 하지 않나. 매일 같이 헬스장에서 운동하자"고 힘을 불어넣었다. 최재훈은 "건우가 있어 겨울에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했다.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박건우는 최재훈에게 "형이 한화에 가는 건 좋다. 거기에 가서 형이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자주 못 보는 것은 아쉽지만 형이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좋게 생각하겠다"고 눈물의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렇게 동생을 두고 한화로 넘어와 맹활약하고 있는 최재훈이지만 박건우의 부진과 2군행에 마음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어려울 때 곁을 지켜준 동생이었기에 최재훈도 옆에서 위로해줄 수 없는 지금 상황이 속상하다. 그는 "내가 힘들 때 도와준 동생이라 나도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건우가 잘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작년에 성적을 낸 선수이고, 곧 실력을 올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건우가 지금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 그라운드에서 웃으면서 봤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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