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탐구] 스토커·덕질·살인연구..달라진 드라마 여주史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4.28 17: 45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기만 하던 '캔디'형 여주인공 시대는 지났다. '사이다' 일침을 날리는 것은 기본이고 남자 주인공을 구하며 정의를 구현한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스토커와 덕질, 살인 연구까지 하며 여주인공은 조신하고 청순해야 한다는 낡아빠진 공식을 제대로 타파하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에서 조여정이 연기하는 은희는 극 초반 미스터리한 인물로 그려졌다. 지나치게 친절해서 오히려 더 불편한 분위기를 형성한 것. 모난 곳 없는 성품과 재력, 돌아보게 만드는 미모 등 어디 하나 부족할 것 없는 듯이 보였던 은희는 사실 재복(고소영 분)의 남편 구정희(윤상현 분)의 스토커였다. 
병적으로 정희에게 집착을 했고, 자신의 계획이 하나라도 어그러지면 무섭도록 폭주했다. 어릴 적 학대 당했던 상처가 이런 엄청난 결과를 낳게 된 것. 최근에는 살인까지 저지르며 경악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tvN '시카고 타자기'와 JTBC '맨투맨'에서는 일명 '덕질'을 하는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먼저 '시카고 타자기'에서 임수정이 연기하고 있는 전설은 연예인이 아닌 문인들에 열광하는 이른바 문인 덕후다. 평소 존경해오던 한세주(유아인 분)와 얽히면서 조금 다른 노선을 걷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세주가 원하는대로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글을 쓰는 작가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진정한 '팬'이다. 
'맨투맨'의 차도하(김민정 분)는 배우 여운광(박성웅 분)의 1호팬. 아이돌 팬클럽 네임드 빠순이 출신으로 팬클럽 '여운광녀'를 이끌어왔고, 대학 졸업 후에는 츄잉엔터 팬매니저로 취직했다. 여전히 여운광과 관련된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여운광이 뭘 가장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면서도 연애는 절대 안 된다며 방해하고 나서는 귀여운 '빠순이'다.
전설과 차도하는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낼 '깡'이 있는 여자들이다. 남자주인공의 도움을 받고 성장해가는 캐릭터들과는 맥을 달리 한다는 것이 특징.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표출되는 귀여움이 매력적인 여주인공들이다. 
OCN '터널'의 이유영은 차갑다 못해 무섭기까지하다. 이유영이 연기하고 있는 신재이는 살인심리를 연구하는 교수. 그래서 초반에 범인으로 의심이 간다는 오해를 사기도. 살해를 하는 범인들의 심리를 파악해서 실제 수사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순간순간 섬뜩함이 묻어난다. 범인을 잡기 위해 일부러 미끼가 되기도 하고, 손을 다치는 상황에서도 아프다는 말 한 마디 하지 않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여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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