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기조 강연, "AI 도입 게임업계 독점&양극화 심해진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4.25 14: 39

"AI 시대, 게임 산업 종사자들은 인간만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국내 최대 게임지식 공유 콘퍼런스인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는 넥슨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과 관련한 기술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자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시작한 콘퍼런스다.
오웬 마호니 대표의 개막사에 이어 넥슨 이은석 디렉터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게임개발’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가졌다. 이은석 디렉터는 ‘마비노기’의 개발을 이끈 맡고 있는 베테랑 디렉터로 현재 '야생의 땅:듀랑고'의 개발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이 디렉터는 강연을 통해 인공지능(AI)가 게임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전망하고 대응 방법을 조언했다.

이 디렉터는 “4차 산업시대에 들어오면서 게임 환경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청소년이 게임을 많이 플레이하면서 청소년 범죄율이 줄었다”고 강연을 시작했다.
이 디렉터는 “게임의 가격은 일반 컨텐츠와 차이를 보인다. 스티리밍 영화와 마찬가지로 기존 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게 공급이 가능하다. 게임과 스트리밍 영화는 공급 한계 비용이 0에 가깝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추가 공급에 비용이 들어가지 않고 글로벌 업체들 끼리 경쟁이 치열하다”고 게임 산업만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유독 해외에 비해 한국에서 유행하는 키워드이다. 한국에서만 유난히 핫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알파고 쇼크’나 ‘대선 후보들의 아젠다’로 사용되면서 유행한 것 같다. 잘 알지 못하지만 큰 것이 온다는 의미로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의 본격적인 사회 진출은 소프트웨어 산업인 게임 산업에 빠르게 도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디렉터는 “AI 자동화로 인해 앞으로 점점 노동 시장에 변화가 올 것이다. AI가 점점 인간보다 가성비가 좋아질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일어난다. AI 시대는 게임 산업의 특징 때문에 게임 산업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AI의 도입으로 인해 플랫폼 독과점과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다. 선도 플랫폼의 이점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플랫폼은 공급자와 소비자 측을 교차하는 구조인데 한 플랫폼이 커지면 커질수록 소비자 측이 좋기 때문에 거대 플랫폼이 등장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플랫폼 산업에 진입장벽에 생겨서 독과점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독과점 현상으로 인해 정보의 불균형 현상이 생길 것이라 예측했다. 이 디렉터는 “AI 시대 거대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축적된 빅 데이터다. 기계 학습에는 충분한 데이터가 중요하다 거대 기업은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더욱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고 언급했다.
AI 시대에서 게임 산업의 가혹한 근무 환경이 무인화를 앞당겨 장기적으로 보면 게임 업계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디렉터는 “게임 업계에 도입된 AI가 기계 학습을 통해 머신러닝을 통해 자동으로 레벨 디자인을 해주거나 디자인 아트를 만들수도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특히 개발팀 인원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극소수의 AAA게임을 제외하고는 최저한의 비용에 맞추기 위해 많은 인간을 고용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창의적인 일이라고 안전하지는 않다. 알파고 역시 바둑이라는 특정 분야에서는 창의적이다. 창의성은 쉽게 떠올리기 힘든 조합으로 유용한 해결책을 만드는 능력이라 AI의 기계 학습이 가능하다”고 다시 한번 게임 업계에 경고를 보냈다.
또한 이 디렉터는 AI를 사용한 게임은 이전과 다른 양상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알파고’와는 다르게 상대 게이머의 재미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AI를 만들 수도 있다. 무조건 플레이어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아슬아슬한 승리를 통해 플레이어의 승리를 보장하는 AI도 이론상 가능하다. 물론 지금 당장 만들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AI 시대를 맞아 게임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은 아직 없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데 AI를 활용하라. 또 각 게임업체들은 자사만의 IP와 브랜드를 가져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AI 도입으로 위기에 처할 게임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인간만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화 하기 힘든 일을 하기 위해서 사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게임 업계 종사자 스스로 자아실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를 통해 정말 게임을 즐기는 개발자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연구해야 된다”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