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초구S 80%’ 송승준, 베테랑 품격 보여준 역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4.25 21: 35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송승준(37)이 베테랑의 품격을 선보인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이날 상대한 타자들 가운데 초구 스트라이크를 무려 80%나 꽂아 넣으면서 마운드를 지배했다.
송승준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선발승을 챙겼다. 팀도 송승준의 역투를 밑바탕 삼아 4-2로 역전승을 거뒀다.
송승준은 최근 2년 동안 부진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송승준으로서는 최근 몇 년이 고난의 시간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괴물같은 회복속도로 시즌 개막 엔트리에 진입했지만, 송승준에게 더 이상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는 없었다.

불펜으로 나섰지만 기복을 보이면서 7경기 평균자책점 6.75(12이닝 9자책점)의 성적에 머물렀다. 이날 선발 등판 역시 ‘영건’ 김원중의 체력 관리를 위한 ‘임시 선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송승준은 이번 주의 첫 번째 선발 투수로서 지난 주 1승5패의 부진을 씻어내기 불펜진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경기 전 조원우 감독은 “송승준이 5이닝만 버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시 선발이었기에 어느 정도 팽팽한 경기를 이끌 수 있게 끔만 던져주기를 바라는 듯 했다.
하지만 송승준은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모든 이들의 기대를 넘어서는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베테랑으로서 모두가 기대했던 모습이었다. 송승준은 1회부터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른공의 구위는 묵직했다. 빠른공의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찍었고, 평균 140km 중반을 유지했다. 주무기인 포크볼(17개)와 커브(13개) 역시 결정구로 활용하기 충분할 정도로 날카롭게 떨어졌다.
2회가 이날 경기 송승준의 옥의 티였다.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이성열과 승부에서 2B1S에서 구 134km 포크볼을 던지다 중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후 6회초 이용규에 중전 안타를 허용하기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또한 4사구가 한 개도 없었다.
무엇보다 이날 송승준이 12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고 완벽한 투구를 펼칠 수 있던 원동력은 초구 스트라이크에 있었다. 20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16명의 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기록하고 승부를 시작했다. 비율로는 80%였다. 볼카운트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니 타자들과 승부 역시 순조로울 수 있었다. 당연히 결정구인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됐다.
송승준은 이날 6회 2사후 이용규에 안타를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80개의 투구수가 정해진 듯 보였고, 정확히 80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은 송승준의 눈부신 역투를 뒷받침 하듯 적재적소에서 점수를 뽑아내면서 승리를 완성했다. 송승준은 베테랑으로서 품격 있는 역투를 펼치면서 환호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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