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 유도부터 인성까지' 맨쉽, KBO리그 연착륙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6 10: 04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는 없다. 하지만 위력적인 투심 패스트볼로 상대 타선을 요리하고 있다. NC의 '승리요정'으로 자리매김 중인 새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 이야기다.
맨쉽은 25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선발등판, 6이닝 6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5승을 거뒀다. 다섯 경기 등판해 5승. 리그 다승 단독 선두다. 데뷔 첫 다섯 경기에서 5승을 거둔 건 KBO리그 타이 기록이다. 맨쉽이 다음 번 등판에서 또 한 번 승리요정으로 자리매김한다면 KBO리그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올 시즌 맨쉽은 다섯 경기에 등판해 31.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 중이다. 9이닝 당 탈삼진은 8.33개로 '삼진 머신'급은 아니다. 9이닝 당 볼넷 허용 역시 2.87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중 27위. 하지만 순항하는 이유는 구종 활용이다.

NC가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맨쉽은 시범경기부터 '포심 패스트볼 없는 투수'로 선을 보였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에서 불펜투수로 뛰었던 맨쉽은 투심과 슬라이더만 사용하는 '투 피치' 투수였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맨쉽의 전체 투구 중 직구가 51.0%, 슬라이더가 43.9%였다. 맨쉽은 포심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팬그래프닷컴에 기재된 직구의 대부분은 투심 패스트볼이다.
선발투수로 변신한 KBO리그서도 기조는 비슷하다. KBO리그 야구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맨쉽의 올 시즌 투심 구사율 46.4%, 그야말로 '애용'하고 있다. 두번째 구종으로 슬라이더, NC에서 선발로 전환하면서 3번째 구종으로 체인지업을 18.9%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맨쉽은 "선발투수로 뛰면서 구종을 추가하고 체력을 보충했는데 아직까지는 큰 무리 없다"라고 밝혔다.
어찌 보면 단조로울 수 있지만 KBO리그 타자들은 맨쉽에게 쩔쩔 매고 있다. 올 시즌 맨쉽의 투심 피안타율은 2할,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1할1푼4리에 불과하다. 슬라이더의 피OPS(출루율+장타율)은 0.298에 그친다. 특히 내야 땅볼 타구의 피안타율은 9푼5리에 그친다. 땅볼만 유도하면 대부분 범타로 처리한 것.
그간 NC는 수비가 강한 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NC 내야진의 WAAwithADJ(평균대비수비승리기여-포지션조정포함) 값은 -0.551로 리그 꼴찌다. 9위 두산(-0.231)과 비교해도 큰 차이다. 클래식 스탯인 수비율로 따져봐도 NC 내야진은 0.966으로 리그 최저다. 손시헌, 박석민, 박민우 등 주전 내야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많기 때문이다. 
맨쉽은 25일 경기서 5회에만 내야 실책 두 개와 실책성 플레이 한 개가 겹치며 비자책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비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수비가 흔들렸음에도 이 정도의 활약인 것. 내야진이 안정된다면 맨쉽의 땅볼유도는 더욱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 '인성툴'까지 갖췄다. 25일 경기 후 김경문 NC 감독은 "수비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맨쉽이 무너지지 않고 제몫을 다해줬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맨쉽은 "야수들이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닌데 내가 의식할 필요 없다. 실책도 경기의 일부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선보였다.
매 시즌 외국인 선수로 재미를 보는 NC. 올해 맨쉽도 NC 외인사에 큰 족적을 남길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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