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송승준의 전력투구, 분위기 전환점 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4.26 06: 05

베테랑의 역할에 이보다 충실할 수가 없었다. 절박했던 송승준(37·롯데)의 전력투구가 롯데의 분위기를 다시 일으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송승준은 지난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는 김원중의 체력 안배를 위해 ‘임시 선발’로 들어선 송승준이었다. 조원우 감독은 송승준을 우선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한 뒤, 젊은 투수들이 대부분인 선발진에 한 번씩 체력 안배를 위해 ‘임시 선발’ 투수로 들어가는 계획을 일찌감치 짰었다. 그 시기가 조금 일찍 왔을 뿐, 송승준의 이날 선발 등판은 그리 놀라운 사실도 아니었다.

송승준의 선발 매치업 상대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였다.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1.78의 에이스급 투구를 펼치고 있었다. 송승준과 롯데는 다소 밀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송승준이 오히려 1회부터 최고 148km에 달하는 빠른공을 중심으로 전력투구를 펼쳤고, 한화와 비야누에바가 밀리는 양상이 계속됐다. 송승준이 한화 타자들을 압도했고, 경기를 대등한 것을 넘어서 우세하게 이끌었다.
송승준은 경기 후 “화요일, 이번 주의 첫 번째 경기였기 때문에 팀에 민폐만 끼치지 말자고 생각했다”면서 “언제 내려올지 몰랐기 때문에 전력으로 던졌고, 맞더라도 빠른공 위주로 던졌다”고 말하며 전력투구를 펼쳤던 이유에 대해 전했다.
우선 송승준은 자신의 역할을 200% 다했다. 무엇보다 베테랑으로서 팀이 힘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선발 투수의 역할을 해냈다. 지난 주 1승5패로 침체되어 있던 롯데였다. 주중 시리즈 첫 번째 경기도 승산이 희박했는데, 그 상황을 베테랑의 절박했던 전력투구로 이겨냈다. 타선은 여전히 터지지 않았지만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송승준이 만들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베테랑의 전력투구가 롯데의 팀 분위기를 다시금 끌어올리게 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
팀이 필요한 순간, 그리고 침체되어 있는 시기에서 이를 추스를 수 있는 베테랑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특히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롯데 선수단의 특성상, 송승준의 역투는 분위기와 팀을 둘러싼 기류를 바꾸는 역할을 한 것이 분명했다.
송승준은 “이제 내 위치는 선발과 불펜을 모두 가릴 것이 없다. 불펜으로 도움이 된다면 막을 수 있는 만큼 막을 것이고, 선발진에서도 오늘처럼 누가 구멍이 나면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면서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해낼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테랑의 백의종군이었다.
우선 롯데는 다시금 5할에 +1승(11승10패)를 기록하며 중상위권에서 버틸 수 있는 여유를 챙겼다. 송승준의 전력투구로 만든 전환점에서 롯데는 상승기류를 타며 재도약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