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연타석포+5타점' 스크럭스, 테임즈 향기를 지우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6 20: 58

'에릭 테임즈의 공백을 메우는 것' 그 어려운 일을 재비어 스크럭스(30)가 해내고 있다.
스크럭스는 26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3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NC는 스크럭스의 활약을 앞세워 kt를 11-4로 꺾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NC 타선의 약화를 우려했다. 테임즈가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다. 2014년 NC에 입단한 테임즈는 지난해까지 세 시즌 통산 390경기서 타율 3할4푼9리, 124홈런, 382타점을 올렸다. KBO리그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황소개구리 같은 활약이었다.

KBO리그가 좁았던 테임즈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역시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테임즈의 공백을 메꿔야 하는 과제가 NC에게 주어진 것이다.
NC는 조니 모넬(kt) 영입을 고려했지만 계약 직전 스크럭스로 선회했다. 스크럭스는 마이너리그 통산 973경기서 타율 3할5푼7리, 장타율 0.472, 169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50경기서 타율 2할2푼7리, 1홈런에 그쳤다. 쟁쟁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이들도 KBO리그를 찾는 상황. 다소간 의문부호가 따랐다.
하지만 스크럭스는 스스로 이러한 시선을 불식시키고 있다. 이날 경기 포함 스크럭스는 22경기서 타율 3할2푼, 8홈런, 18타점, 16득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무려 0.693.
테임즈는 데뷔 시즌인 2014시즌 첫 22경기서 6홈런, 타율 2할9푼1리를 기록했다. 단순히 기록만 놓고 보면 스크럭스의 위엄이 더 매섭다.
KBO리그 투수들과 스트라이크존에 적응기인데도 17볼넷으로 리그 1위다. 타석 당 투구수 4.49개(공동 1위)로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게 원동력이다. 삼진률은 23.9%로 높은 편이지만 볼넷 역시 많이 골라내며 '선풍기' 유형의 타자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연승 기간 활약이 좋다는 것도 긍정적 요소다. NC는 지난 16일 두산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9경기 8승1무로 8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스크럭스는 이 기간 타율 3할7푼4리, 5홈런, 12타점, 10득점을 기록 중이다. 9경기서 장타율은 0.886에 달한다.
김경문 감독은 스크럭스가 전임자에 대한 부담을 가질까 우려해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를 끄는 등 배려를 했다. 이러한 배려 덕일까. 스크럭스는 그 괴물 같던 테임즈의 잔상을 지워내며 또 하나의 황소개구리 신화를 준비 중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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